"엑스포 유치실패, 尹 비서실장 참사"… 받글 퍼나른 누리꾼 무죄

성시호 기자
2024.12.29 08:00

재판부 "허위 입증은 검찰 몫…비방 목적도 인정 어려워"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해 12월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의 주역이라는 '받글(받은 글·지라시)'을 공유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누리꾼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경선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A씨에게 지난달 28일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29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FM코리아'의 정치·시사 게시판에 "[받]엑스포 낙방은 대통령 희망고문 주역인 김대기 라인의 실패"라는 글을 게시했다가 수사선에 올랐다.

당시 게시글에는 "김대기 라인의 거짓보고를 윤(윤석열 대통령)이 그대로 수용", "외교부는 참패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용산 김대기 실장 측에서 묵살한 것으로 보임" 등의 문구가 담겼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은 엑스포 유치에 관여하지 않았고 보고를 묵살하거나 관련 사항을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사실이 없다"며 지난 7월 A씨를 약식기소했다.

게시판에 공공연히 적시한 사실이 거짓인 데다 A씨에게 김 전 실장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공소요지였다.

권 판사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권 판사는 "A씨가 인터넷 카페에서 '엑스포 낙방 지라시'란 글을 읽고 진위·출처 확인 없이 내용을 거의 그대로 '[받]'이란 표현과 함께 FM코리아에 게시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면서도 "적시된 사실이 허위란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엑스포 유치업무를 전담한 게 비서실장 산하 조직이었다거나 판세분석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비서실장의 거취문제가 거론된다는 언론보도 등이 있었던 점을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적시된 사실이 허위란 점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게시글은 대통령비서실장이란 공적인물을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란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이라며 "의견표명도 상당부분 포함된 점 등을 고려하면 게시글은 전체적으로 공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비방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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