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운석·공룡화석 모은 70대 남성의 꿈…"전부 기증하고파"

전형주 기자
2025.01.09 10:53
한광일(73·사진) 주문진해양박물관장이 생애 마지막 꿈으로 국내 첫 '국립자연사박물관' 설립을 꼽았다. /사진=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 캡처

"평생 수집해온 게 우리 문화 창달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기증해줄 수 있다."

한광일(73) 주문진해양박물관장이 생애 마지막 꿈으로 국내 첫 '국립자연사박물관' 설립을 꼽았다.

한 관장은 지난달 공개된 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도 자연 유산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관장은 1977년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한 해양박물관에 갔다가 유물 수집에 빠졌다고 한다.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집일을 시작했고, 30여년간 해외에만 300차례 이상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평생을 수집일에 바쳤다. 건설회사를 운영했던 한 관장은 전재산을 털어 필리핀, 인도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아프리카 오지를 돌며 유물을 모았다. 한 관장은 "제일 미안한 건 집사람이다. 제가 집을 얼마나 비웠겠냐. 한번 나가면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니다 보니 (해외에) 오랫동안 있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집사람이 나를 이해해준 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휴먼스토리'

박물관을 연 것은 10년 전쯤이다. 강릉시가 무상 임차해준 사업장에 어패류, 운석, 공룡 화석 등 2만점을 기부, 박물관을 열 수 있었다. 박물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한 관장은 "여기는 전시 공간도 좁고, 충분히 뭐가 돼야 입장료를 받을 것 같다.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무료 관람으로 하고 있다"며 "운영비는 제가 사비로 그냥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관장의 수장고에 따로 보관된 유물은 50만점이 넘는다. 길이 1m 이상 바다거북과 산양, 설표, 흑표 등 박제 동물부터 온갖 광물, 공룡 뼈대·공룡알 화석 등이 있다. 한 관장은 "여기 있는 건 귀중해서 박물관에 꺼내놓지 않는다. 사업하면서 번 돈을 모두 투자했다. 미치지 않고는 못한다"며 웃었다.

한 관장은 생애 마지막 꿈인 국립자연사박물관 설립을 위해 평생 모은 유물을 기증할 생각이 있다고 한다. 유물은 감정가 기준 대략 수천억원 규모다. 한 관장은 이미 강원도 고성과 경남 창원에 기증한 유물만 150억원이 넘는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도 4~5년 전 평양에 자연사박물관 문을 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사박물관을 다 가봤는데, 우리나라도 빨리 좀 그렇게 만들었으면 참 바람이 없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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