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손주 교육비에도 증여세를 부과하나요

권혁윤 세무법인 화우 세무사
2025.01.10 16:52

요즘에 자녀 세대가 그 부모 세대보다 가난하다는 말이 있다. 이 때문인지 자녀의 결혼에 부모의 지원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직접 현금이나 부동산 등을 주는 것은 물론, 저리로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게 대표적이다. 결혼한 자녀가 부모 소유의 집에 들어가 살게 하거나 혼수 및 결혼 비용 등을 부모가 대신 부담하는 것도 그렇다. 하지만 현행법상 재산을 직간접적으로 이전하거나 기여에 의해 타인의 재산 가치를 증가시키는 행위 모두는 증여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된다. 결혼한 자녀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행한 부모의 '지원'에는 세금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다.

반면 자녀의 교육에 대한 부모의 지원에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가령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동안 총 10억원을 자녀의 교육에 온전히 지출한다면 증여세 없이 자녀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되지만, 자녀에게 그냥 물려주게 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이런 탓인지 요즘 자녀 양육 또는 결혼 시 못다 한 지원을 손주의 교육비로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종종 본다. 다만 자녀의 교육비와 달리 조부모가 손주의 교육비를 부담해주는 것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우선 증여세 없이 교육비를 지출하려면 △민법상 부양의무자가 △사회통념상 적정범위내의 교육비를 지출한 것으로 △그 교육비가 부동산·주식·예금 등에 사용돼선 안 된다.

일반적으로 조부모의 경우 손주의 부양의무자가 아니기에 비과세 요건을 만족하지 못한다. 민법상 자녀를 부양할 의무는 부모에게 있는 것이 원칙이다. 부모가 지출하는 자녀의 교육비는 증여세가 없는 반면 삼촌, 고모 등의 친척들처럼 부양의무가 없는 사람들이 자녀의 교육비를 부담해준다면 증여세가 부과된다.

조부모의 경우 부모가 부양 능력이 없는 등의 사정이 있어야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즉 부모의 소득 수준이 낮아 부양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조부모가 손주를 위해 지출한 교육비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반대로 부모가 어느 정도 소득 수준이 있는 상황이라면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부모가 특별한 소득이 없다고 하더라도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부모가 학업 등을 이유로 장기간 소득이 없었기 때문에 조부모가 대신 손주 교육비를 부담해준 사안이 있다. 이때 과세 관청은 부모가 비록 소득이 없었으나 가족을 부양할 충분한 재산 등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과세했다. 또 위 조건을 모두 충족했더라도 손주 교육비 전부 또는 일부가 손주 예금 등에 유입되었다면 역시 과세 위험이 있다.

이처럼 교육비라고 하여 모두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녀를 돕고 싶은 마음에서도 각각의 사실관계에 따라 세금 부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세심한 상담이 필요하다.

권혁윤 세무법인 화우 세무사/사진=법무법인 화우

※세무법인 화우 권혁윤 세무사는 2014년 세무사시험에 합격하고 2017년부터 세무법인 화우에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업무 분야는 세무조사, 조세 자문과 불복으로 상속세 · 증여세 · 양도소득세 · 소득세 · 부가가치세 · 법인세 · 지방세 · 조세특례제한법 · 국제조세 등 국내외 법인 및 개인의 조세와 관련한 세무조사 대응 및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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