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 모의' 통로 된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폐쇄 요청은 0건

김미루 기자
2025.03.11 16:07
디시인사이드 '난동 모의 의혹 글'.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경찰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일부 갤러리에서 헌재 폭력 사태를 예고한 글 60건을 특정해 수사하고 있지만 문제가 된 갤러리는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측은 일부 갤러리 접근 제한을 검토 중이다.

11일 디시인사이드에 따르면 최근 헌법재판소 침입 계획이 게시된 '미국 정치 마이너 갤러리(미정갤)'과 '국민의힘 마이너 갤러리(국힘갤)', '국민의힘 비대위 마이너 갤러리(비대위갤)' 등에 대해 수사기관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갤러리 폐쇄나 일시 접근 제한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7일 미정갤에는 헌재 사진과 지도를 첨부한 글이 올라와 문제가 됐다. 작성자는 "헌재 주변을 탐색하고 왔는데 주변 담벼락도 낮고 마음만 먹으면 넘어가기 쉬울 것 같다"며 침입 계획을 밝혔다.

같은 날 다른 이용자도 '헌재 시위 가능한 장소 확인' 제목의 글을 올리고 헌재 전층 내부 구조도로 추정되는 평면도와 주변 지도, 사진 등을 공유했다. 당시 이용자들은 '경찰 차벽을 뛰어넘을 사다리를 준비했다'는 글을 올렸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앞두고도 갤러리를 통해 이같은 모의 정보가 공유됐다. 비대위갤 등 이용자는 지난 1월16일 서부지법의 담벼락 높이, 후문 출입로 등 진입 경로를 분석한 글을 게시했다. 다음 날 미정갤에도 법원 청사 인근 경찰 배치 상황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직원이 탄 차량의 차종 및 번호가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국가인권위원회 점거가 이뤄지기 전날에도 미정갤에는 '2월10일 인권위 앞에서 모이자' '11층 인권위 도서관을 통해 잠입하면 된다' 같은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실제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안이 상정된 인권위에 지지자 30여명이 모여들어 출입을 무단 통제하고 지나가는 이들을 상대로 사상검증을 가했다.

디시인사이드 관계자는 "일부 이용자가 과격한 글을 올리는 게 문제인데 모든 글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용자들 표현의 자유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폐쇄나 일시 제한과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갤러리 폐쇄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디시인사이드는 2017년 아동 성착취 게시글이 올라온 '키즈모델 마이너 갤러리' '아동복지학과 갤러리'를 운영원칙 위반을 이유로 폐쇄했다. 2020년에도 아동 성착취물이 올라온 '아동복 마이너 갤러리'에 대해서도 폐쇄 조치했다.

11일 디시인사이드 측이 '미국 정치 마이너 갤러리'에 띄운 팝업 공지 내용. /사진=디시인사이드 갈무리

디시인사이드는 현재 모니터링 직원 70명가량을 두고 관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디시인사이드 측이 마련한 마이너 갤러리 운영원칙에 따르면 범죄 관련 내용을 조장하거나 권유, 유도하는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 범법 행위에 대해 동기를 부여하거나 실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의 글 또한 게시가 금지된다.

이를 토대로 미정갤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는 게시물 노출을 제한, 게시자의 이용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매니저에게 경고 조치한 뒤 갤러리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의 팝업 공지를 띄운 상태다.

경찰은 디시인사이드 일부 갤러리에 올라온 헌재 폭력 사태 예고글 60건을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또 헌재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매크로가 사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9일 국힘갤에는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용할 수 있는 매크로 배포 링크와 사용법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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