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인 줄"…자전거 들이받고 현장 떠난 운전자, 법원 판단은?

윤혜주 기자
2025.03.18 09:05
자전거를 탄 40대 운전자를 충격한 뒤 적절한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50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뒤늦게 사고현장으로 와 119신고를 했지만 뺑소니 처벌을 피하지는 못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전 중 자전거를 들이받았지만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난 5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사고가 난 줄 몰랐다며 뒤늦게 현장에 돌아와 119 신고했지만 뺑소니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전주지방법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9일 오후 9시20분쯤 전북 김제시 한 도로에서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자전거를 타고 가던 40대 B씨를 들이받은 뒤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A씨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고 후 10분 만에 다시 현장으로 가 B씨를 발견한 뒤 119에 신고했다.

B씨는 이 사고로 허리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12주 상해를 입었다. 파손된 자전거 수리비로 150만원 상당 금전 피해도 발생했다.

A씨는 사고가 난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조사에서 A씨는 "현장을 벗어났다가 고라니 소리와 신음이 났던 것이 생각나 돌아왔다"며 "주변이 어두웠기 때문에 차 불빛으로 사람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해 현장을 벗어났던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사고를 낸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교통사고를 일으키고도 즉시 정차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현장을 이탈한 점, 또 중한 상해를 입은 피해자로부터 현재까지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이 불리하다"고 했다.

다만 "10여 분 내로 다시 현장에 돌아와 구조 조치를 한 점, 피해자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었음에도 차 도로로 주행한 점, 자전거 후미등이 작동하지 않았던 점, 피해자를 위해 1500만원을 형사공탁한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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