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15시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탄핵 찬성과 반대 진영 모두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집결했다. 찬반 진영은 각각 파면과 기각을 확신하며 헌재 선고를 기다렸다.
윤석열퇴진비상행동·촛불행동 등은 3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종로구 송현공원 앞 인도에서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안국역 6번출구 앞부터 경복궁 사거리 부근까지 약 350m의 8차선 도로가 가득 찰 정도로 인원이 몰렸다.
이날 시민들은 머리에 푸른 수건을 두르거나 진한 분홍색 조끼 등을 입고 자리를 채웠다. '내란세력 완전청산' '윤석열은 즉각파면' 등 구호가 적힌 피켓도 들었다. 사회자가 단상에서 "8대0!"이라고 외치자 시민들은 "파면하라!"고 소리 질렀다.
인천에 거주하는 정재영씨(64)는 3형제가 함께 2박3일 연속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에 숙소를 잡았다. 정씨는 "12·3 비상계엄 당시 일찍 잠이 들었었는데 새벽에 아내가 나를 급히 깨웠다"며 "너무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목숨을 걸고 국회 앞을 지키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집회에 나가기로 결심했다"며 "이런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탄핵 인용을 예상하지만 만약 기각이 되면 세상이 암흑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오늘도 사람이 참 많이 모여서 기분이 좋은데, 내일 인용까지 돼서 더 최고의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최 측에서는 뻥튀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토스트를 굽고 부침개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탄핵 어묵'을 주는 푸드트럭도 등장했다. 몇몇 시민은 형형색색 리본에 파면과 관련된 문구를 적어 집회 현장 이곳저곳에 걸었다. 현장 단상에서는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 등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탄핵 찬성 측으로부터 약 도보로 7분, 직선거리 250m 거리인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고, 경찰 비공식 추산 3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전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었다. 주로 60~70대가 많았지만, 20~30대도 보였다. 각자 확성기 등을 챙겨온 참가자들은 "탄핵 기각"을 외쳤다.
군복을 입고 온 60대 남성, 전동휠체어를 타고 나온 70대 남성 등은 '사기 탄핵' '윤석열 대통령 직무 복귀' 'CCP OUT'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노래가 울려 퍼지자 탄핵 반대 측 시민들은 빨간 경광등을 들고 노래를 큰 소리로 따라부르기도 했다.
김명남씨(50)는 "당연히 탄핵 기각이 될 것이고 4대4 또는 5대3을 예상한다"며 "대통령 탄핵 소추가 된 이후 지금까지 약 4개월 동안 이곳에서 집회를 가졌다. 계엄은 아주 잘한 일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복궁 쪽에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많이 모여있다고는 하는데, 전혀 겁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강릉 출신의 김모씨(23)는 "오늘 대학 수업이 끝나자마자 달려왔다"며 "내일 수업이 있긴 하지만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철야 집회까지 하고 아침에 한남동에 간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평소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면서도 "계엄을 통해 민주당의 줄탄핵 등 국가 존망을 위협하는 행위를 보고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라는 생각했다"고 했다.
대국본은 해당 집회 뒤 밤 10시까지 광화문 동화면세점 쪽으로 이동해 철야 집회를 한다. 비상행동 역시 1부 집회를 오후 9시에 끝내고 2부 행사를 연다. 새벽 1시 2부 행사가 끝나면 철야 농성도 진행한다.
선고일인 오는 4일 오전 10시 촛불행동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선고를 생중계한다. 비상행동 측 역시 윤석열 퇴진 결의대회를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이어간다. 같은 시각 대국본 측 역시 한남동 관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연다. 오전 11시 탄핵범국민연합도 안국역 3번 출구에서 탄핵 각하 촉구 집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