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귀금속을 건네며 인사 청탁을 했다고 자수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그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팀은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10시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 오후 2시 박 전 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특검팀 사무실 앞에 등장한 이 회장은 정장 차림에 휠체어에 탄 상태로 수행원의 도움을 받아 포토라인을 지났다. 그는 갈색 렌즈의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렸다. 이 회장은 '김 여사에게 6200만원짜리 목걸이를 직접 준 게 맞느냐' '목걸이 선물이 사위인 박 전 실장 인사 청탁이 관련된 게 맞느냐' '청탁 관련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도 알고 있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앞서 특검에 자수서를 제출한 이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진술하지 못할 정도의 건강상태는 아니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선물하며 박 전 실장이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고 인사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검사 출신인 박 전 실장은 목걸이 전달 약 3개월 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실장은 남색 정장 차림에 왼손에 음료를 들고 특검팀에 출석했다. 그는 '비서실장 자리를 청탁한 적 있느냐' '이 회장은 자수서를 제출했는데 입장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은 채 특검 사무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날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당시 국토교통부 담당 실무자였던 김모 서기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서기관의 주거지 및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등 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은 2023년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종점 노선을 김 여사 일가 땅 일대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사업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는데 국토부가 2023년 5월에 돌연 김 여사 일가 땅이 소재한 강상면 종점 노선을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월 14일 국토교통부 장관실, 한국도로공사 설계처, 사업 당시 용역을 맡았던 동해종합기술공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김 서기관의 주거지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김 서기관은 용역업체에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제안한 인물로 전해졌다. 현재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 일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서기관에 대한 추가 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이에 대한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특검팀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8일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는 통일교의 실세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통해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