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세일즈맨이 아니다."
배우 윤여정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영화 '결혼피로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된 영화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달라는 질문에 나온 반응이었다.
윤여정은 "제가 홍보팀도 아니고, 저는 전형적인 사람이 아니라 이렇게 전형적인 질문을 하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런 말을 하는 제가 모나 보일 텐데 제 일을 일로 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 일을 했으면 미션을 끝낸 거지, 이 영화를 어떻게 봐달라는 것까지 말하는 건 내 역할이 아닌 것 같다. 저는 연기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고, 즐겁게 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남의 인생 이야기다. (보면서)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실 일이지, 제가 '이 영화는 이렇다', '이걸 사주십시오' 같은 세일즈맨 역할은 못하겠다"고 했다.
반면 앤드루 안 감독은 영화에 대해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영감을 받길, 영화로 인해 가족과 친구들한테 더 많은 사랑을 쏟고, 표현했으면 좋겠다. 이 영화는 제 바람을 실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던 건 결혼이 꼭 해피엔딩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모든 사람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한기찬도 "영화 자체가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한 이야기다. 그 과정을 재치 있게 담았다. 유머, 그리고 우정과 따뜻함 같은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날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인사에 참석한 원로배우 박형근, 장용, 예수정도 출연작 '사람과 고기' 홍보에 열중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자 중 홍보를 거절한 건 윤여정뿐이었다.
윤여정의 태도를 놓고 여론은 싸늘했다. 영화 내용을 홍보하고 설명하는 자리에서 "내가 홍보팀도 아니고 세일즈맨 역할은 못하겠다"는 식의 태도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그가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한 뒤 '배우병'에 걸린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네티즌들은 "영화사 역사에 남을 배우들도 영화 홍보하려고 이역만리 땅까지 날아가 홍보하고 다닌다", "홍보비는 안 받았으니 세일즈는 안하겠다는 말인가", "질문 그대로 자신이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만 말했어도 될 일인데 아쉽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배우병'은 주요 시상식에서 고자세를 취하는 배우들을 비꼬는 뜻의 신조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1년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이 꼽힌다. 당시 유재석은 TV 부문 대상을 받았지만, 일부 배우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했다. 영화감독 이준익이 같은날 영화 부문 대상에 호명되자 배우 대부분 기립 박수를 친 것과 대비돼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