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와 관련,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감 증인석에 설지 관심이 쏠린다. 여권에서는 대법원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예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2일 국회와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3일과 15일 각각 국회와 대법원 현장에서 대법원에 대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대법원장은 국감에 출석해 인사말을 하고, 법사위원장의 동의를 받아 바로 이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장인 대법원장에게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는 건 부적절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다. 대신 법원행정처장이 나와 주요 현안에 대해 답변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번 국감에서 동행명령 등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조 대법원장을 증인석에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증감법)에 따르면 증인이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을 할 수 있다. 동행명령에도 불응할 경우 불출석 등의 죄나 국회 모욕의 죄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민주당 측은 지난 5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와 선고 절차가 지나치게 빨랐다며 조 대법원장이 정치에 개입한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법원은 조 대법원장이 사건을 전합에 회부한 지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에 민주당 측은 지난 5월14일과 9월30일 두 차례에 걸쳐 국회 청문회를 추진했다. 당시 조 대법원장은 '사법 독립 보장 취지에 반한다'며 모두 불참했다.
법조계에선 조 대법원장이 관례대로 인사말을 하고 이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본다. 만약 이석이 불허될 경우 조 대법원장이 증인석에 서되 이 대통령의 재판 등에 대해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거나, 답변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수도권 한 부장 판사는 "판사가 재판 결과에 대해 청문회에서 설명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법사위는 △14일 법무부 △16일 감사원 △17일 헌법재판소 국감을 진행한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3대 특별검사팀 수사에 연루된 인물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돼 있는 상태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무부 국감에는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 당사자인 김상민 전 검사가 증인으로 나선다. 김 전 검사는 1억원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하면서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그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이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감사원 국감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연루된 김태영 21그램 대표 등 관련자들이 대거 증인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 의혹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관저를 이전하고 증축하는 과정에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특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밖에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오는 24일과 27일 출석을 요구받았다. 박 전 장관은 당초 오는 14일 법무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같은 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잡혀 있어 일정이 변경됐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오는 14일과 23일, 27일에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