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팀(내란·김건희·채 해병)이 마지막 수사기한 연장을 앞두고 나란히 암초에 부딪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팀은 수사기한 3차 연장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 10일 2차 연장을 결정해 다음 달 14일까지 수사를 할 수 있다. 아직 외환 의혹과 관련해 기소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3차 연장이 이뤄질 것이란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채 해병 특검팀은 3차 수사기한 연장을 결정하고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 채 해병 특검팀은 다음 달 말까지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도 법이 새롭게 정한 기한을 모두 활용하겠단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오는 12월 말까지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3대 특검 출범 당시에는 최대 수사기한이 내란·김건희 150일, 채 해병 120일이었으나 여권 주도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각 30일씩 늘어났다. 의혹 해소가 온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기한을 보장한다는 게 여권의 의도였지만 수사 결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건희 특검팀은 도덕성에 흠집이 났다. 민중기 특검의 주식 투자 의혹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이끌던 한문혁 부장검사가 4년 전 '키맨'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사적 만남을 가진 사실이 드러났다. 민 특검은 최근 사과문을 발표했고, 한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관련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나 특검팀 업무에서 배제됐다. 김건희 특검팀 소속 파견 검사들이 검찰청 폐지에 반발하며 집단 성명서를 낸 뒤로 뒤숭숭해진 내부 분위기는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란 특검팀의 경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즉각 재청구 방침을 밝힌 후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법원이 '위법성 인식 여부'를 문제 삼자 내부적으로는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공판 과정에서도 특검팀에 불리한 판단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나 심우정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조절하며 재정비하는 상황이다.
채 해병 특검팀은 무더기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실패하면서 고민이 깊다. 채 해병 특검팀은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7명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발부된 영장은 단 1건에 불과했다. 특히 '수사 외압' 관련 피의자 5명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지막으로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훗날 공판 과정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대응할 명분을 갖추기 위해 수사기한을 다 채워야 하는데, 오히려 수사기한이 늘어지다 보니 내부 결속력도 약해지고 다들 지쳐가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경지검의 한 검사도 "특검팀이라는 게 한시적 조직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몰입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 특성이 있는데, 오히려 수사기한을 너무 길게 주다 보니 그런 전략이 통하질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검찰 출신인 한 변호사는 "특검팀이 성과를 잘 내기 위해서는 여론도 받쳐줘야 하는데, 이미 지나간 사안들에 대한 얘기이다보니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구속된 마당에 남은 수사기한 동안 새 동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