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환자' 3000명 알선 조직 검거…"병원서 36억 뒷돈, 협박·갈취까지"

김미루 기자, 이정우 기자
2025.11.12 12:00
다단계 환자알선조직 A회사 모습. /사진제공=서울경찰청.

실손보험 제도를 악용한 환자 알선조직과 병·의원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알선조직은 전국 의료기관 20곳에 환자를 알선해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권유하고, 진료비 일부를 리베이트로 챙겼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의료법, 방문판매법 위반 및 공갈 혐의로 환자 알선조직 A회사의 대표와 부사장 등 2명을 구속 송치하고 임직원 4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회사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 46명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환자들을 의료기관에 알선해 고가의 치료를 받게 하고, 이들이 결제한 진료비 137억원의 25~30%인 36억원을 리베이트로 수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보험사에서 일부 환자의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자 알선계약을 맺은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반환하지 않으면 환자 알선 행위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진료비를 2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한 회사를 등록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의사 14명·한의사 4명, 다단계 조직에 리베이트 지급

다단계 환자알선조직 A회사 범행구조도. /사진제공=서울경찰청.

경찰 조사 결과 A회사 대표 등 주축 구성원들은 전직 보험설계사로 밝혀졌다. A회사는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 약 3000명을 모집해 지인 등 환자를 알선하게 하고 알선 환자 수, 진료비 등으로 실적점수를 쌓게 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들이 알선한 치료는 줄기세포 치료, 백내장, 맘모톰, 하이푸, 킬레이션, 도수 치료, 항노화 치료 등 고가 치료였다. 환자들이 진료비 80~90%를 보장받는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어 치료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을 악용했다.

A회사로부터 환자를 소개받은 의료기관 관계자 31명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B의원 등 의료기관 20곳의 관계자 31명은 알선조직에서 환자를 알선받고, 진료비의 일정 비율을 '역리베이트'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의사 14명과 한의사 4명, 원무과장 등 직원 13명이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인 등을 의료기관에 소개·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며 "특정 의료기관에서 특정 치료를 받으면 실손보험 처리가 된다며 소개해주는 경우 환자 알선에 해당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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