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표 가져오면 원플원"…'수능 끝났다' 덩달아 신난 젊음의 거리

김미루, 김서현, 김지현, 이정우 기자
2025.11.13 15:58

[2026학년도 수능]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를 채운 사람들. 거리를 걸어가며 옷가게와 소품샵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김서현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13일 강남역, 홍대 등 서울의 주요 젊음의 거리 상권에서 '수능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모처럼 활기가 돌기를 기대하는 업주들은 판촉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후 전통적인 '젊음의 거리' 강남역 인근의 한 베이글 카페는 입구 앞에 '수능 이벤트'가 적힌 종이를 붙였다. 수험표를 가져오면 베이글을 '원 플러스 원'으로 준다는 내용이다. 카페 직원 윤모씨(42)는 "지난해에도 행사를 해봤는데 수능 끝난 주말부터 수험생들이 카페를 많이 찾아왔다"며 "주말 특수가 기대된다. 요즘은 학생들이 당일보다 금요일이나 주말에 나와 놀기 때문에 그때 특수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피부과 병·의원도 수능 할인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신사동의 한 피부과 실장직을 맡은 20대 여성 A씨는 "수능 할인 행사를 계획하고 있어 곧 홍보물을 부착할 예정"이라며 "주변 피부과들도 이번 주말부터 환자가 늘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역 인근 대형 베이글 카페에서 2026학년도 수능을 맞아 수험표 지참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정우 기자.
상인들 '반짝 매출' 기대감…앞다퉈 할인 행사

건대 인근 의류 매장 벽면에 수험표 지참 시 전품목 20% 할인 현수막이 붙었다. /사진=김지현 기자.

건대입구와 홍대입구 등 주요 대학 상권도 수능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건대 인근 소프트렌즈 판매점에도 수험표 지참 시 5000원 할인권을 준다는 판촉물이 붙었다. 이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성 정모씨는 "지난해 수능 끝나고 꽤 많이 왔다. 평소 10명이면 수능 끝나고 17명 정도가 온다"며 "많이 팔기 위해서도 있지만 수험생들이 수고했으니까 할인해주는 취지로 본사에서 지원한다"고 말했다.

인근 의류 매장에서도 '수험표 지참 시 전 품목 20% 할인' 현수막이 붙었다. 매장 직원인 20대 여성은 "현수막을 걸어두면 '수험생 할인 지금도 하고 있냐'며 들어오는 손님들이 있다"며 "수능이라는 큰 이벤트를 앞두고 매년 하는 행사다. 수능 본 학생들이 겨울이니까 비싼 아우터류를 많이 사 간다"고 말했다.

가족 식사 모임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경기 침체에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 이모씨(43)는 "수능 날은 부모님이랑 같이 온 가족 단위 손님도 많다"며 "최근에는 평일 매출이 크게 떨어져서 이런 날 숨통 한 번 트이는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상권 된 지 오래…수험생들 올까?" 기대와 회의 공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 위치한 펍을 지나가는 사람들. 이날 홍대 거리에는 외국인이 다수 방문했다. /사진=김서현 기자.

특별히 판촉 행사를 하지 않는 상인들도 거리 유동 인구 증가 자체가 매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홍대 인근 소품 판매점 아르바이트생 민모씨(23)는 "지난해에도 수능 끝나고 학생 손님이 많이 늘어났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인형을 구경하러 10~20대 손님들이 들르는 편"이라며 "수능이 끝난 이번 주말도 지난해처럼 사람이 많이 찾아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 상권도 외국인 관광객 위주 상권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 수능과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홍대에서 사주타로 카페를 운영하는 A씨(57)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신촌·이대처럼 홍대 상권도 죽어가고 있다"며 "외국인만 많아지고 한국인 손님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능이 끝난 학생들이 얼마나 찾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고물가 상황에 손님이 늘어도 상권 분위기는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건대 인근 액세서리 판매점의 40대 업주는 "3~4년 정도 매년 행사를 해왔는데 손님 수는 그 전월 대비 10~20% 정도 소소하게 는다"면서도 "금값도 너무 오르고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수능 날 이후가 크게 기대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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