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된 직원의 근무지를 기존보다 200㎞ 이상 떨어진 곳으로 옮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전보명령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원고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부당한 전보라는 판단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06년 공사에 입사해 2023년 9월부터 파주지사에서 근무했다. 같은해 12월 지사 소속 근로자 5명이 감사실에 A씨를 직장내 괴롭힘 가해자로 신고하며 피해자 보호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공사는 A씨를 나주시에 있는 광주전남지사로 전보명령을 내렸고 A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경기지노위는 전보명령에 대해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생활상 불이익이 크고 협의절차도 거치지 않아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공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도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공사는 A씨와 신고인들 분리를 위한 조치로서 A씨에 대한 과거 고충신고내역, 참가인의 지역연고(본적지가 전남) 등을 고려하면 광주전남지사로 전보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분리조치 필요성은 수긍하면서도 반드시 나주지사로 전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전보명령 당시 A씨는 휴가 등으로 출근하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당시 직장내 괴롭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단정할 수 없었다"며 "또 전보가 불가피했더라도 수도권에 파주지사 외 13개 지사 또는 사업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화성시에 거주하면서 약 80km 떨어진 파주지사로 출퇴근했는데 이 전보로 약 280km 거리에 있는 나주시로 근무지가 변경돼 거주지에서의 출퇴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 전보로 A씨는 월 100만원의 거주비에 더해 근무지와 거주지를 왕래하는 교통비와 부수비용도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삶의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