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관 'AI 보조' 받는다…"방대한 수사지침 빠르게 찾아"

박진호 기자
2025.11.18 16:18
경찰청 모습. /사진=뉴스1.

경찰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수사지원 서비스 운영에 본격 나섰다. 압수수색 영장 신청서 작성을 돕는 등 일선 수사관들의 업무 효율성 향상이 기대된다. 현장에선 단순·반복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경찰청은 전날부터 전국 수사관을 대상으로 AI 기반 수사지원시스템인 'KICS AI' 운영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LG의 인공지능 모델인 엑사원(EXAONE)이 활용됐으며 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 데이터를 활용한 학습이 이뤄졌다. 경찰은 지난 4월 현장 자문단을 선발해 의견 수렴 과정과 3단계에 걸친 시범 운영을 마쳤다.

KICS AI 기능은 크게 5가지로 △문서 요약 및 정리 △외국어 번역 △KICS 자료 검색 △유사사건 추천 △압수영장 신청서 초안 작성 지원이다. 경찰은 해당 기능을 바탕으로 단순 반복성 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높여 수사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선 수사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서울 한 수사관은 "수사 절차와 법률, 매뉴얼 등이 방대해 관련 지침을 찾으려면 몇 시간이 걸렸다"며 "AI를 이용하니 관련 지침을 몇 초 만에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간부급 수사관도 "수사 지침을 일일이 찾아보려면 오래 걸렸다"며 "시스템에서는 한 번에 검색이 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사사건 추천과 문서 요약 등 기능을 잘 활용하려면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될 것 같다"며 "맹목적으로 AI가 추천하는 내용을 가져다 붙이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오류·환각 최소화…"충분한 검증 거쳐 써야"
경찰 '수사지원 AI 시스템' 주요기능/그래픽=이지혜

경찰은 AI 오류 및 환각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의도 분류'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의도 분류는 이용자가 입력한 요청 및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외부 데이터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해 정확성 있는 답변이 가능하도록 '검색 증강 생성(RAG) 작업'도 거쳤다.

KICS 데이터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법령과 판례 등 신뢰 가능한 데이터만 이용하도록 설계해 환각 현상 가능성을 줄였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가 수사결과보고서 및 결정문 등을 참조할 경우 자동으로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해 제공한다. 근거와 출처도 명확히 표기되도록 했다.

수사관들에게 주의사항도 안내했다. 참고자료이기 때문에 충분한 검증을 거쳐 사용하라고 공지했다. 경찰은 AI 기술이 반영된 문서에 해당 사실을 표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경찰은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영상·사진 데이터의 인식 및 분석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예산 27억원이 배정됐고, 내년 목표 예산은 40억원이다. 경찰청은 수사기획조정관을 팀장으로 한 '수사지원AI 고도화 TF'를 운영해 성능 개선 작업 등을 추진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기능들은 수사관들에게 다 유용할 것"이라며 "이후 2~3단계 추가 과제를 설정해 서비스 완결성 등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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