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 1심 항소 포기 사태 이후 사의를 표명한 송강 전 광주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과 박재억 전 수원지검장(29기)이 "항소포기로 인한 검찰 내부 혼란이 빨리 안정되길 바란다"며 "산적한 과제를 두고 먼저 떠나는 발걸음이 미안하고 무겁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송 전 고검장과 박 전 지검장은 21일 오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이 같은 내용의 사직인사를 남겼다.
송 전 고검장은 "작년 말 수사비용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청천벽력에 검찰국장으로서 사의를 표명했다가 예산이 복원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며 돌이킨 것이 오늘까지 이르게 됐으니 참으로 면목이 없다"며 "제도 변화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검찰 구성원들의 고통을 마주하면서 하루하루가 잠 못이루는 밤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어 "제도개혁 논의 과정에서 자칫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면서 하고싶은 말도 가슴 속에 두고두고 삭이다가도 후배들이 답답하고 비통한 심정을 토로할 때마다 가슴 한 켠이 내려앉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의 궁극적인 목적은 검찰 본연의 역할인 인권옹호와 사법통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바로 잡는 것"이라며 "누구든 언제든지 범죄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형사사법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에 직결되는 것으로 시행 이후의 혼란과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지검장은 "어떤 상황 가운데에서도 바르게 살겠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고 매 순간 치열하게 고민했고 옳은 길을 찾고자 노력했다"며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던 검찰가족분들께 이제는 더 이상 함께 가지 못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항소 포기로 인한 검찰 내부 혼란이 빨리 안정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무엇보다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검찰제도 개혁이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법무부는 전날 송 전 고검장과 박 전 지검장 사표를 수리했다. 송 전 고검장은 지난 14일, 박 전 지검장은 사흘 뒤인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송 고검장은 이번 사태 관련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진 않았지만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에게 항소 포기 경위를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검장은 정부가 지난 17일 항소 포기 사태에 공동 성명을 낸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강등하는 인사 조치를 검토한다고 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지난 19일 대검검사급 인사를 내고 광주고검장에 고경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임명했다. 수원지검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