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인프라 부족… 버스 한 대 놓치면 2시간 지각
위기대응 공감하지만 현실과 괴리, 예외직종 확대 요구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가 시행되면서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을 중심으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기 대응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지면서 불편만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부터 공공기관에는 차량 2부제를,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는 5부제를 시행했다. 기존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대폭 강화한 조치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시민들은 대체로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시행 과정에서의 혼선과 불편을 지적했다. 인천의 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50대 박모씨는 "사안의 급박함과 자원 안보 차원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출근 시에는 2부제를 따르지만 출장이나 타기관을 방문해야 할 땐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불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은 불편이 더 크다. 대중교통 취약 지역은 예외 대상이지만 행정 기준과 체감하는 정책간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상권에 거주하는 공무원 A씨(28)는 "출근길 버스 노선이 열악해 버스를 놓치면 다음 배차 간격이 200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대중교통 열악 지역은 2부제 제외 대상이지만 거주지가 시내라는 이유로 포함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차량 번호판을 교체하거나 '카풀'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A씨는 "2부제가 시행되면서 직장 카풀을 알아보고 있다"며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중간 지점에 주차를 하고 뛰어서라도 출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에 거주하는 이모씨(36)도 "지방에서는 버스 배차 간격이 1~2시간인 곳도 많다"며 "지방 사람들은 출근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는 우회 대응 방식도 공유된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차량 한대의 번호판을 바꿔서 이제는 돌아가며 탈 수 있다'는 후기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행 제도상 가족 차량의 번호 끝자리 숫자가 홀·짝수로 겹친다면 다르게 변경할 수 있다.
한편 2부제는 정부가 자원 안보 위기 단계를 '경계'로 격상하면서 시행된 조치다.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홀수는 홀수일, 짝수는 짝수일에 운행할 수 있다. 다만 △전기·수소차 △임산부 및 유아(미취학 아동) 동승 차량 등 일부에는 예외를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