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고 만남 추구해?" 인턴 성희롱한 공기업 부장...법원 "해고 정당"

송민경 기자
2025.11.30 09:00
서울행정법원 청사./사진=뉴시스

인턴에게 "너 자고 만남 추구해?"라는 성적 발언을 하고 반복적으로 신체를 접촉하는 등 성희롱 행위를 한 공기업 부장의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행정법원 12부(재판장 강재원)는 A공기업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에게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0일 밝혔다.

A공기업에 다니는 부장 B씨는 2023년 지사 근무 당시 낮은 직급의 직원인 C씨와 D씨에 대한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해고 처분을 받았다.

B씨는 C씨가 인턴일 당시 멘토이자 정규직 전환 평가 담당 상사였다. D씨는 B씨와 같은 부서 대리였다.

B씨는 C씨에게 "너 자고 만남 추구해?"라는 성적 발언을 하고 반복적으로 신체를 접촉하는 등 성희롱 행위를 했다. 신고 당한 뒤에는 "자살을 하고 싶다"는 등의 2차 가해 행위를 벌였다.

또 D씨에게는 "결혼은 했지만 연애를 하고 싶다"고 말하거나 숙박을 같이 하자는 취지의 말을 하는 등 연애 관련 질문과 신체 접촉, 개인 용무 지시 등을 했다.

C씨와 D씨가 2023년 4월경 A공기업에 성희롱 및 갑질 피해를 신고하면서 B씨에 대한 자숙과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외부의 노무법인이 해당 사안을 조사한 후 A공기업은 2023년 8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성희롱 횟수가 많고 직장 내 괴롭힘과 경합돼 징계양정상 가중 대상"이라며 "부장의 지위에서 비위행위를 자초했고 반성의 여지도 없다"고 판단해 B씨의 해임을 의결했다.

이에 B씨는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신청도 기각됐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년 5월 참가인의 징계사유 중 C씨에 대해 '너 자고 만남 추구해'라는 성적 언행과 D씨에게 연애 관련 질문을 한 행위 등만 인정된다고 보고 해고는 과도하다며 해당 처분은 부당하다고 했다.

이에 A공기업이 "B씨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공기업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고 징계가 적정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C씨와 D씨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과 증거가 있다며 모든 징계사유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사보고서의 징계사유 모두가 해고의 징계사유로 인정된다"며 "성희롱 및 괴롭힘 행위가 상당 기간 지속된 점, 인턴 신분의 C씨처럼 취약한 지위에 있는 피해자에게 가해진 점, 다른 피해자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징계사유의 위법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은 단순한 비위행위가 아니라 근로자의 기본권 보장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직장 내 성희롱이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괴롭힘은 피해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재판부는 "비위사실이 객관적으로 분명하게 인정되는 경우 엄격히 제재해야 한다"며 "사용자가 근로환경을 건전하게 유지하고 근로자의 인격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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