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희망의 인문학' 넘어 자립 지원… 집밥음식점 '정담' 개점

정세진 기자
2025.12.16 12:00

노숙인·취약계층위한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 5명 식당개업
창업지원프로그램 통해 서울역 인근에 집밥 음식점 '정담(情談)' 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월 18일 오후 서울역 희망지원센터에서 노숙인 관리 현황 브리핑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노숙인과 취약계층 시민들에게 인문학 수업을 통해 희망과 자존감을 심어주는 '희망의 인문학'이 자립과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집밥 음식점으로 진화했다.

서울시는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집밥 음식점 '정담(情談)'이 서울역 인근에 문을 열었다고 16일 밝혔다. 정담은 서울시 취약계층 창업사업단이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창업지원프로그램으로 탄생한 '동행스토어' 1호다. '정이 담긴 진심 어린 이야기'라는 의미의 정담은 참여자들이 재기를 위해서 노력하고 진심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의지를 담았다.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 중 조리사 등의 경험이 있는 5명이 직접 운영한다.

참여자들은 실직과 알코올 중독, 사업 실패, 이혼·가족해체 등 각기 다른 사연이 있다. 인문학을 통해 희망을 품고 가족과의 재결합이나 자활기업으로의 독립을 꿈꾸고 있다. 이들은 창업 전 자활작업장으로 조성된 서계동 청파언덕집에서 전문 셰프 지도 아래 조리교육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아카데미, 현장 멘토링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직접 발품을 팔며 시장조사도 했다.

이날 오후 12시에는 개업에 도움을 준 재능기부자와 후원자를 비롯해 희망의 인문학교수와 동기생을 초대해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대접하는 '감사의 식탁'을 진행했다. 감사의 식탁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창업지원금을 후원한 이정빈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인테리어 설계 재능기부에 참여한 탈건축사사무소 서지영 대표와 문주현 디자이너 등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말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누군가의 도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서는 것'"이라며 "취약계층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초 희망의 인문학 수료자를 대상으로 동행스토어 사업을 시작했다. 수료자 중에서 조리사와 바리스타 등 관련 분야 유경험자와 자격증 취득자들을 중심으로 공동체 형태의 창업을 지원한다.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자립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이달 안에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입구 건물에 2호점 '내 생애 에스프레소'와 내년 1월 서울역 인근에 3호점 뜨개질 카페 '이음'을 개점 예정이다.

한편, 노숙인과 취약계층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하게 돕는 희망의 인문학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448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