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합격자수 논쟁 전격 인터뷰]채용현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 회장

채용현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 회장은 변호사시험 합격자수 관련해 단순한 '숫자 조정'을 넘어 법조인 양성 제도 전반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숫자를 줄여야 하는 이유로는 시장의 경쟁 격화 등을 꼽았다.
채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로스쿨 입학정원을 1500명 수준으로 줄이고 변시 합격률은 80~90%로 끌어올리는 대신 교육 정상화 등을 위해 현행 3년제에서 4년제로 교육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채 회장은 로스쿨 4년제 전환 외에도 산학 연계 강화 등을 변호사수 논쟁을 끝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로스쿨 입학 정원을 줄이고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화한 후 로스쿨 자체의 교육기간을 늘려 실무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며 "현재의 실무수습 제도를 로스쿨 내부로 가져온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채 회장은 현재 로스쿨 제도가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채 회장은 "현재의 변시 합격자 수 논쟁은 본질을 비껴간 채 숫자에만 매몰돼 있다"며 "기존 연수원 체제를 깨기 위해 도입된 로스쿨이 제도 취지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변시는 합격률 50% 수준의 '반고시화'된 구조로 변질했고 학생들은 높은 학비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졸업 이후 시장 환경에 대한 충분한 대비 없이 배출되고 있다"며 "실무 교육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장에 진입한 변호사들이 경쟁에 내몰리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채 회장은 법조인 양성 제도 개선을 논의할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봤다. 채 회장은 "정부, 국회, 로스쿨, 학생, 변호사단체 등이 각자 입장만을 고수하면서 제도 전반을 조율할 협의체조차 없는 상태"라며 "각자의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법조인 양성 체계를 재설계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모임인 한법협은 대한변호사협회와 마찬가지로 변호사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채 회장은 연간 신규 변호사 배출 규모를 1200~1300명 선이 적정하다고 봤다. 지난해 변시 합격자는 174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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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숫자가 크게 늘면서 서초동 현장에서는 1인당 수임 건수 감소와 수임료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채 회장은 "변호사들의 광고 경쟁, 인공지능(AI) 활용 확대까지 겹치면서 현장에서는 기존 변호사도 힘들다는 말이 많고 신규 변호사들은 개업 자체가 쉽지 않다"며 "개업 이후에도 폐업하고 다시 로펌이나 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채 회장은 변호사 수 증가가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에도 회의적이다. 변호사들의 과도한 수임 경쟁은 사건 방치나 불성실 수행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결국 피해는 의뢰인인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실제 사건을 수임하고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권리가 소멸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저가 수임 경쟁 과정에서 서비스 질 저하 우려도 제기된다.
그는 "법률 서비스는 업무 수행을 '잘' 해야하는 '위임 계약'이기 때문에 단순히 서비스 자체를 공급하는 것에서 끝나는 도급 계약과는 성격이 달라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 효율이 개선되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단순히 공급이 늘어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실질적인 법률서비스 접근성이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