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자격을 따면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게 된 변호사에게 장부작성대행업무 및 성실신고확인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장부작성대행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한 세무사법 조항에 대해 일부 기각, 일부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우선 헌재는 소비자인 청구인들의 심판 청구는 자기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각하란 소가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부적법한 것으로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소송을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세무사 자격 변호사들의 심판 청구에는 헌재는 7대2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청구인들은 2003년말~2017년말 변호사의 자격을 취득해 관련 조항에 따라 자동으로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변호사다. 이들은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장부작성대행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2015년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세무사로서 세무사 직무를 일체 할 수 없도록 규정했던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관련 조항 개정돼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장부작성대행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를 할 수 없도록 됐다.
헌재는 이 조항이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자격제도의 성격상 해당 자격취득자에게 허용되는 업무의 범위는 불변의 것이 아니라 그 자격에 요구되는 전문적인 능력이나 자질, 자격 취득의 경로 내지 방법,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전문가의 규모 등 여러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대로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재는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장부작성대행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와 같이 주요 부분이 세무관청과 관련된 실무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법에 관한 체계적 지식 이외에 전문적 회계지식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변호사시험의 시험과목에는 회계학 등의 비법률과목이 없고 조세법도 선택과목 중 하나로 돼 있어 변호사와 세무사는 그 자격 취득에 필요한 전문지식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해서도 헌재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헌재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와 '세무사법에 따라 자동으로 세무사 자격을 부여받고 세무대리업무등록부에 등록을 하면 장부작성대행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공인회계사'를 달리 취급하고 있다"며 "실무적 업무에 필요한 세무회계 및 세법상의 전문지식과 능력 등에 있어서 양자가 같다고 볼 수 없어 이 조항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형두·정계선 재판관 2명은 관련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반대의견에서 "변호사는 법령 해석·적용과 분쟁대응영역에서 구조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장부 작성 역시 세법 해석·적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며 "전문성의 정의를 회계지식이라는 분야로 협소하게 포섭해 세법 및 관련법령 해석·적용능력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합성에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부작성대행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는 다른 세무대리업무의 토대가 되고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의 기초가 되는 업무"라며 "다른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는 데 전문성이 인정되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가 위 업무에 관해서만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