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법원의 시간…김건희특검, 법정서 다툴 쟁점은

오석진, 정진솔 기자
2025.12.29 14:00
지난 8월 6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첫 조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 여사의 5가지 금품수수 의혹을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 중 청탁의 구체성과 알선 여부가 중요한 만큼, 특검과 김 여사 측은 법정에서 이를 두고 다툴 예정이다.

특검팀은 29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청탁을 한 사람들 입장에서 김 여사의 영향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보시나" "공여자들이 김 여사를 찾은 이유가 있나"라는 질문에 "그런 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자세하게 밝혀질 것이다. (공여자들이) 공통된 부분은 김 여사를 찾아 청탁 하는게 자기에게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이 김 여사에게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금품수수 혐의들은 구체적으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수수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금거북이·세한도 수수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400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목걸이 수수 △최재영 목사로부터 540만원 상당의 디올백 수수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수수다.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부인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김 여사는 적용되지 않았다.

김 여사 금품수수 의혹들, '알선수재' 적용한 이유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당초 특검팀은 김 여사 금품수수 사안들에 적용할 혐의를 청탁금지법·알선수재·뇌물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다만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김 여사에게 적용이 어렵다. 김형근 특검보는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에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시키고, 대통령 영부인에 대해서도 공무원 의제규정을 둬 금품수수의 경우 공직자에 준해 엄중하게 처벌될 수 있도록 입법적 보완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이유다.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김 여사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엮어야 하는데, 이 역시 사전에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수수를 알고 있었는지가 입증돼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조사에서 김 여사 금품수수 등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선수재죄는 직무에 관련된 권한을 직접 갖고있지 않아도 되고, 알선의 실현 여부와도 상관없는 등 직무관련성 부분도 뇌물죄보다 덜 엄격하다. 또 공무원이 아니어도 처벌이 가능하다. 특검팀이 김 여사 금품수수 의혹들에 알선수재죄를 적용한 이유다.

알선수재죄는 공무원 직무에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해 주겠다'며 청탁을 받고 금품 등을 수수한 범죄다. 형량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오간 금액 규모나 알선 대상 지위가 높을수록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검팀은 금품수수 의혹들과 관련해 기소 직전 김 여사를 두 차례 불러 조사했지만 김 여사는 두 차례 모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질문 내용을 통해 역으로 특검팀 의중을 파악하고 추후 법정에서 다퉈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이 김 여사의 금품수수 정황을 포착하고 김 여사가 수수 일부를 인정한 만큼 법정에서는 금품수수 유무 자체보다는 알선수재 구성요건을 두고 다툴 가능성이 높다. 한 법조인은 "명시적·묵시적 청탁이 인정돼야 하며, 단순 친분에 기인한 상담이나 선물 수준으로는 범죄의 입증이 어렵다"며 "특정 일을 처리해달라는 부탁이나 (김 여사가) 알선해주겠다는 의도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부분 알선수재죄 피고인들은 단순한 기대나 호의, 막연한 부탁일 뿐이었다고 방어하게 된다"며 "특검이 이를 뚫어낼 증거를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김 여사가 알선이 가능한 위치에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건 대통령의 배우자인 만큼 상대적으로 (입증이) 원활해 보인다"면서도 "금품들이 알선의 대가로 여겨졌는지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청탁의 '핵심 증거'가 없다면 공소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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