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대문역 인근에서 발생한 '버스 돌진 사고' 이후 시내·마을버스 9000여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겨울철 안전사고 대비와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사고 차량의 수입사가 들여온 같은 종류의 전기버스도 긴급 점검을 실시했다.
2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시내버스 7400여대와 마을버스 1600여대 등 서울시 버스 약 9000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는 취합 중이다.
서울시가 긴급하게 전수조사에 나선 이유는 최근 서대문역 인근에서 발생한 버스 돌진 사고에 따른 시민들의 우려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파에 따른 전기배터리 이상 등 겨울철 안전사고에 대해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안전사고 관련) 시민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전수조사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사고 버스의 수입사가 들여온 전기버스 21대를 대상으로도 긴급 점검을 시행했다. 당시 점검 결과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차량의 이전 정비 이력에서도 특이사항은 없었다. 해당 버스가 마지막으로 점검받았던 시기는 지난해 12월 중순이다. 같은달 부품 교체 주기에 맞춰 브레이크 부품을 새로 교체한 이력이 확인됐다. 점검 이후 약 한달 만에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 당시 버스기사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약물 간이 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은 사고 차량과 A씨의 신발 등을 확보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으면 신발에도 흔적이 남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A씨는 브레이크 이상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그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블랙박스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서 A씨는 정류장을 출발해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약 50초 동안 브레이크 페달이 있는 아래 쪽을 10여차례 내려다보는 모습이 담겼다.
다만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점은 의문점이다. 전문가들도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운행기록에 브레이크 기록이 없고,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국과수 감정 결과가 핵심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국과수가 브레이크 기능에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하면 경찰은 A씨의 페달 오조작 등 과실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과수에서 '원인 미상'으로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시내버스가 인도로 돌진해 건물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와 승객, 보행자 등 13명이 다쳤다. A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