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기금형 퇴직연금에 영리활동 허용 검토…금투업계 "이해상충" 우려

노동부, 기금형 퇴직연금에 영리활동 허용 검토…금투업계 "이해상충" 우려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6.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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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6.0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2026.02.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가 기금형 퇴직연금 수탁법인에 영리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부 금융투자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탁법인이 직접 운용 등 영리활동을 하게 되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고 고객에 비용을 전가할 우려도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업계 의견수렴 등 절차를 거쳐 다음달 중 기금형 퇴직연금의 세부 내용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21일 고용노동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노동부 주관 '퇴직연금 기능 강화 노사정 태스크포스(TF)'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의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 초 노사정 합의문에서 정한 수탁법인의 역할과 구체적 운영 방식 등이 주요 협의 사항이다.

지난해 10월 발족한 노사정 TF는 3개월여 간 논의 끝에 올해 초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사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전문성을 갖춘 수탁법인이 개인의 퇴직연금 운용을 담당해 연금 수익률을 높이고 노후 안정망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합의문에서 정한 기금형 퇴직연금의 수탁법인은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 등 총 3가지 유형으로 설립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은행, 증권, 보험 등 민간 금융회사가 별도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연합형은 복수의 기업이 공동 수탁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며 공공기관 개방형은 현재 중소기업퇴직연금처럼 공공기관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노사정 TF의 쟁점은 수탁법인에 직접 운용 등 영리활동을 허용할지 여부다. 연합형과 공공기관형은 비영리형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기관형의 경우 민간의 참여 유인을 높이기 위해 영리활동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제는 금융기관 수탁법인에 영리활동을 허용하면 일부 금융회사는 퇴직연금 사업에서 소외되거나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A금융그룹이 계열 금융회사들과 함께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운용까지 담당할 경우 자사 금융상품 위주로 운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수탁법인은 여러 금융사들의 금융상품을 비교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데 자사 이익을 위해 자사의 금융상품 위주로 운용하게 되면 기금형 본래의 취지인 경쟁을 통한 높은 수익률 달성이 어려워 진다는 지적이다.

수탁법인의 직접 운용을 허용하게 되면 운용사의 자산위탁운용관리(OCIO) 참여에도 제약이 발생한다. OCIO란 자산운용사가 공적기금이나 기업의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 등 공적기금에서는 OCIO 방식을 많이 이용하지만 현행법상 개인이 직접 운용해야 하는 퇴직연금은 OCIO 적용이 불가능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수탁법인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모아 OCIO 방식으로 운영하는 게 가능하다. 현재 기금형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확정기여(DC)형 적립금 규모가 142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OCIO 시장도 대폭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기관 수탁법인이 직접 운영까지 맡게 되면 운용사가 참여할 OCIO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수탁법인에 영리활동까지 허용하면 이해상충이 발생하고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진다"며 "영리활동에 필요한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이 수익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업계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다. TF 논의를 거쳐 다음달 중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금융기관 개방형은 해외에서 일반적으로 영리활동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해상충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계열사 규제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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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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