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대면평가 없이 4일간 격리·강박…"신체 자유 침해"

오문영 기자
2026.01.27 12:00
국가인권위원회./사진=뉴스1

정신의료기관이 전문의 대면 평가 없이 환자를 장기간 격리·강박한 건 신체의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27일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 한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해 있는 동안 4일 연속으로 격리·강박 조치를 받고 기저귀를 착용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해당 정신의료기관은 A씨에 대해 격리·강박의 최대 허용 시간을 초과해 격리·강박하면서 추가연장 시 전문의의 대면 평가, 다학제평가팀(여러 전문의로 구성돼 진단·치료 계획을 결정하는 그룹) 사후회의 등 관련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들이 작성한 경과 기록지가 간호사들이 작성한 경리·강박일지와 불일치하는 점도 밝혀졌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해당 정신의료기관이 경리·강박을 장기화하면서도 관련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A씨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또 강박 시 대소변 처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A씨에게 기저귀를 착용하게 한 데 대해선 수치심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격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병원장에게 보건복지부의 '격리 및 강박 지침'을 준수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 직무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진정인에 대한 격리·강박 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책임자에 대해선 징계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관할 구청장에게도 해당 정신의료기관이 지침을 준수해 환자를 격리·강박하고 그 내용을 사실대로 기록하도록 지도·감독하라고 권고했다.

정신의료기관 측은 인권위에 의사 지시 없이 임의로 격리·강박을 실시한 것은 아니었고 절차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격리·강박 연장 시 대면 평가와 다학제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이번 조사 과정에서 처음 알게 돼 향후 유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격리·강박이 치료 본연의 목적을 위하여 시행되고 그로 인한 인권침해가 최소화되는 데에는 격리·강박을 기록하는 절차가 중요하다"며 "격리·강박의 오남용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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