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신분 도용한 비서…'라방'으로 2억 챙기기도

박다영 기자
2026.02.09 16:14
팔로워 300만명을 보유한 중국인 인플루언서의 비서가 하버드 대학교 학생인 척 하는 등 사기행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SCMP

팔로워 300만명을 보유한 중국인 인플루언서의 비서가 하버드 대학교 학생인 척 하는 등 사기행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패션 인플루언서 천신은 지난달 24일 6년간 근무했던 비서 장모씨가 하버드 의대 재학생으로 신분을 위조했다고 폭로했다.

장씨는 천씨의 집 비밀번호를 알아내 그녀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명품 의류를 입고 소지품을 든 채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천씨가 찍은 사진 중 SNS(소셜미디어)에 올리지 않은 것들을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자신의 얼굴로 바꾸고 보정해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또 그는 중국 동부 저장성에 거주하며 해외에 나간 적이 없는데도 해외 유학생들의 사진을 도용하고 IP 주소를 변경해 미국에서 유학 중인 것처럼 가장한 혐의도 있다.

장씨는 지난달 '똑똑한 여성의 성장'을 주제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시청자들로부터 114만위안(약 2억4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장씨는 누리꾼으로부터 사진 속 장소가 천씨의 집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자 자신이 천씨의 여동생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증명하려고 천씨의 집 위치 정보를 보냈다.

천씨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비서에 대해 경고하는 메시지를 받은 후에야 장씨의 사기 행각을 알게 됐다. 장씨의 계정은 이미 천씨를 차단한 상태였다. 천씨는 친구의 계정을 통해 해당 페이지를 보고 장씨가 2년 반 동안 자신의 신분을 도용하는 등 사기를 저질렀던 사실을 알게 됐다.

천씨는 "장씨가 팬으로서 자신에게 접근해 가난한 가정에서 독립할 수 있도록 돈을 빌려달라고 애원했다"며 "중학교를 갓 졸업한 장씨에게 일자리를 제안해 아낌없이 기술을 가르쳤고 한 달에 15일만 일하도록 했으며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나달 장씨의 아버지가 낙상 사고로 부상을 당해 간병을 위해 휴가를 요청했을 때도 천씨는 장씨에게 돈을 보냈다.

천씨가 장씨에게 배신감을 느껴 따지자 장씨는 "허영심 때문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천씨는 장씨에게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자신의 계정에 공개 사과하고 사기성 라이브 방송으로 얻은 돈을 돌려주라고 요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처음에 이에 동의했던 장씨는 나중에 말을 바꿔 "천씨의 사진 몇 장을 사용했고 그녀의 옷을 입었다"는 혐의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천씨는 장씨를 초상권, 명예, 사생활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장씨는 이에 더불어 횡령과 사기 혐의도 받는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에는 영원한 비밀이 없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어리석었다", "고용주의 사진을 훔치기 위해 인공지능까지 사용했다니 충격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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