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재판소원 도입, 국민들 4심제 희망고문·소송지옥 빠질 것"

이혜수 기자
2026.02.18 15:51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사진=뉴스1

대법원이 여권이 추진하는 재판소원제가 도입될 경우 국민이 4심제의 희망고문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법원은 18일 참고자료를 내고 재판소원제에 대해 "우리 헌법 체제와 규정에 맞지 않아 허용되지 않는다"며 "헌법 규정과 재판소원 사유가 모두 추상적이어서 많은 패소 당사자는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며 재판소원을 하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시장·행정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거래비용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제가 헌법재판소 본연의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고 이는 국민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독일의 경우 대법원 재판에 대한 재판소원 인용률은 0%대임을 언급하며 "정치적 사건이나 국민적 논란이 된 사건이 아니라면 일반 국민에게 재판소원 사실상 '희망 고문'"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모두 헌법을 최종적으로 해석하는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두 기관에 헌법해석 권한을 분립시킨 것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헌법의 유일한 최종 해석기관이란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각자 다른 단계에서 헌법의 최종 해석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소원제가 도입될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력이 쏠리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을 통해 헌법해석 권력을 집중시키면 헌법재판소는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게 된다"며 "이는 헌법 최종 해석 권력을 분립시킨 주권자의 의사를 뒤집는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개헌사항이라고 할 정도로 사법제도의 근본적 변화임에도 국민이 소외되어 있다"며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를 통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고 세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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