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 흉기 살해범, 1심 징역 30년…"돌이킬 수 없는 중대 범죄"

이현수 기자
2026.02.19 16:47
서울서부지법./사진=머니투데이 DB.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서 흉기로 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최정인)는 19일 오후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씨(33)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현병 등 정신 장애를 겪던 중 피해자가 자신을 음해한다는 망상에 빠져 피해자를 불러낸 뒤 칼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며 "이러한 사실은 증거들에 의해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살인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고귀하고 존엄한 가치를 고의로 해하여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일으키는 중대범죄"라며 "피고인은 정신병적 증세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판단은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만, 친한 친구를 살해했음에도 진심으로 뉘우치거나 유가족들에게 진지하게 속죄를 구하고 있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점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일 새벽 피해자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보내고 흉기를 주문한 뒤 범행 전 가방에 숨겨 나왔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려 했고 범행 당일에도 피고인의 요청에 응해 함께 술을 마시며 얘기하던 중 예상하지 못했던 공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전자장치 부착 명령 이유에 대해선 "피고인은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귀찮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정신과 치료를 임의로 중단했다"며 "지속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감시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시적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씨가 범행을 인정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은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됐다.

선고 이후 방청석에 있던 피해자의 유족과 지인들은 "살인자, 사죄하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일부 유족은 재판부에 "30년이 말이 되나", "한 명을 죽인 게 아니라 온 가족을 죽인 것"이라며 항의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6일 마포구 대흥동의 한 음식점에서 친구인 30대 남성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씨는 언성을 높이며 A씨와 다투다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A씨가 도망치자 약 180m를 쫓아가 추가로 범행했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범행 현장 인근에서 체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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