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 혐의 수사 적법성을 인정하면서 공수처 수사 논란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전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내란죄에 대해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범죄는 고위공직자가 행한 범죄여야 하며 범죄도 열거하고 있다. 열거된 범죄에는 내란죄가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공수처법은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도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은 내란죄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하는 것은 법률상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다. 내란죄는 공수처의 직접적인 수사 대상 범죄에 포함돼 있지 않음을 지적한 것이다.
관련해 재판부는 "효율적인 수사와 수사 경제를 저해하지 않고 피해자 방어권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가 되지 않는다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죄'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직접 열거된 범죄가 아닌 내란죄라 하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사가 가능하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공수처가 고소·고발을 수리했을 때 열거된 죄 중 수사 권한이 없는 범죄가 포함되면 무조건 일반적인 수사권이 있는 경찰로 보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므로 받아들이기 주저된다"고 했다.
내란죄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한 것은 두번째다.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내란죄의 공수처 수사권을 인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공수처에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 수사권이 있다"면서 "직권남용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모두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직권남용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일치해 중간 매개 없이 직접 연결된다"며 "직권남용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레 내란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연관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1심이긴 하지만 법원이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하면서 공수처 수사 범위에 관한 논란도 사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내란 우두머리 1심 선고 직후 공수처는 "공수처의 법적 권한과 수사 권능에 대해 법원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중론도 존재한다. 대법원까지 사건이 올라갔을 때 법리가 유지될 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