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살인女, 이렇게 생겼다" SNS 털렸다...사적 제재 논란

최문혁 기자
2026.02.23 16:00

서울 강북구 모텔에서 약물을 섞은 음료로 타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12일 오전 도봉구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경찰이 '모텔 연쇄 살인' 사건 신상 공개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신상이 확산하며 사적 제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인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명백한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현행 신상 공개 기준이 국민 법 감정과 맞지 않는 현실이 사적 제재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강북 모텔 연쇄살인 용의자 신상 공개'라는 제목으로 한 여성의 얼굴 사진이 모자이크 없이 공개됐다. 게시물에는 피의자로 지목된 여성의 이름과 나이 등 개인정보도 담겼다. 댓글란에는 피의자뿐만 아니라 사망한 피해자들을 향한 인신공격성 표현이 이어졌다.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난 신상 공개가 2차 가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에서 남성 2명에게 약물을 탄 음료를 건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는 지난 19일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살인 및 특수상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신상 공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김씨의 신상 공개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는지 △피의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나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신상 공개 여부를 심의할 수 있다. 위원회에는 경찰청 소속 경찰관과 교수·변호사 등 총 7명이 참여한다.

전문가는 사적으로 이뤄지는 무분별한 신상털이는 명백한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사건 본질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외모 등 선정적인 내용으로 팔로우를 늘리는 등 '관심 끌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분석이다. 박종민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공인이 아닌 사람에 대한 개인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등 규제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상 공개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법 체계와 국민 법 감정 사이의 간극이 사적 제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경찰의 신상 공개 기준인 '범행 수단이 얼마나 잔인해야 하는지' '공익의 기준이 무엇인지'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보완 사안으로 꼽힌다. 기준이 모호한 탓에 사건 별로 신상 공개 결정 기준이 달라져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법적인 신상 공개는 엄벌해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알 권리와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 공개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신상 공개 기준이 불명확하다"며 "오히려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온라인상 발생하는 2차 가해를 막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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