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불이 나 10대 딸이 숨지고 여동생과 어머니 등 가족 2명이 다쳤다. 이웃 1명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2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0분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집 안에 있던 10대 큰딸이 숨지고 10대 여동생과 40대 어머니가 부상을 입었다. 어머니는 안면 화상을 입었고 동생은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숨진 큰딸은 베란다 발코니 부근에서 발견됐다. 다른 세대에 거주하던 50대 여성 1명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주민 70여명은 자력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곳은 복도식 아파트의 8층 집이다. 소방 당국은 출동 신고를 받고 현장에 소방관 143명과 장비 41대를 투입했다.
불은 약 1시간 뒤인 오전 7시36분쯤 완진됐다. 경찰과 소방은 완진 후 정확한 발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후 아파트의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초기 열을 감지해 물을 분사한다는 점에서 화재 진압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는 1992년 개정된 소방법에 따라 16층 이상 아파트에만 설치되도록 규정돼있었다.
이후 2005년 소방시설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11층 이상 아파트 건물 전체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기준이 강화됐다. 또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아파트를 지을 때 스프링클러를 모든 층에 설치하도록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다.
전문가는 노후 아파트의 경우 스프링클러 설치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스프링클러 설치를 위해선 천장이 더 내려와야 해서 (노후 아파트에) 달기가 힘들다"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단독 경보형 감지기' 등을 구비해두는 것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9월 정비계획안이 확정돼 2030년 대단지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