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통역사 직접 구하라"는 학교…인권위 "장애인 차별"

오문영 기자
2026.02.27 12:00
국가인권위원회./사진=뉴시스

학교가 청각장애 학생에게 수어 통역을 제공하지 않는 건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27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6일 A학교 부설 방송통신중학교장이 예산 등을 이유로 청각장애 학생에게 수어 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건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청각장애인인 피해자는 A학교 입학에 앞서 해당 학교와 관할 교육청에 수어 통역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당사자가 직접 수어 통역사를 구해 동행해야 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월 2회 진행되는 출석 수업에서 수어 통역을 제공받지 못했고 수어가 가능한 자녀와 함께 수업에 참석하고 있다. 피해자를 지원하던 수어 통역사는 이러한 조치가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를 대신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학교 측은 관할 교육청과 외부 기관에 수어 통역사 지원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통역사를 직접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인권위에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청각장애 학생의 수어 통역 지원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A학교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청각 장애인 학생에 대한 편의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또 예산을 미리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봤다.

인권위는 A학교장에게 피해자 등 청각장애 학생에게 수어·문자 통역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또 관할 교육청 교육감에게는 A학교 감독기관으로서 정당한 편의 제공을 위한 예산을 편성해 지원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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