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명태균 지시로 여론조사 조작"…오세훈 첫 공판서 증언

이혜수 기자
2026.03.04 17:15

(종합)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제3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혜경씨가 "명씨 지시로 오 시장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강씨는 명씨와 함께 일했던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모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오 시장 등 피고인들의 주장을 들은 뒤 명씨 소유의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었던 강씨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강씨는 법정에서 비공표 여론조사에서 표본 수를 늘리거나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성별·지역별 수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해당 자료는 지지자 결집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을 위해 여론조사를 총 25회(공표 7회·비공표 18회)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 등에 따르면 오 시장과의 공모관계가 명확한 여론조사는 10회(공표3회·비공표7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강씨는 3300만원을 김씨로부터 받은 데 대해선 "오 시장 이름으로 로돈이 들어올 수 없으니 제3자 이름으로 들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다"며 "3300만원의 입금자명이 김씨인 것을 확인하고 이게 대납이란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강씨의 진술이 증거로 사용될 수 없는 전문증거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오 시장 측은 강씨가 오 시장이 직접 의뢰한 것을 보거나 계약서를 쓴 사실이 없다고도 반박했다.

오 시장 측은 이날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오 시장 변호인은 "2021년 1월20일 처음 만난 명씨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부탁한 사실도, 동기도 없다"며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명씨 여론조사를 지시한 사실, 사업가 김모씨에게 필요한 비용 지원을 요청한 사실 전부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명씨와 2021년 1월20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명씨가 여론조사 관련 도움을 주겠다고 제의하자 선거 캠프 총괄 실무자인 강 전 부시장에게 인계해 맡겼을 뿐 여론조사 진행을 상의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의 지시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강 전 부시장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강 전 시장의 변호인은 "강 전 시장은 (오 시장의) 캠프 비서실장으로 명씨의 신뢰성, 여론조사업자로서의 업무 능력 등을 검토·검증하란 취지의 지시를 받아 명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면서도 "오 시장으로부터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란 취지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의 요청으로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한 혐의로 기소된 김씨 측은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해 달라거나 돈을 빌려달라는 등 어떠한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김씨가 지급한 여론조사 비용은 550만원씩 (명씨 소유 여론조사 기관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강씨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1100만원이 전부"라며 "나머지 돈은 명씨가 개인적 경제 사정을 호소하며 돈을 빌려달란 요청에 개인적으로 지급한 돈"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해달란 취지로 부탁하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에게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 등에 따르면 명씨는 오 시장의 부탁을 받고 같은 해 1월22일부터 2월28일까지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한 공표 또는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전 부시장은 명씨와 연락하며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진행 과정을 상의했으며, 김씨는 오 시장의 요청을 받고 같은 해 2월1일부터 3월26일까지 5회에 걸쳐 강씨 계좌로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