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반려견 놀이터에 '낚싯바늘 박힌 빵'을 던져 놓은 피의자 남성을 조만간 송치할 방침이다. 다만 미수범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동물학대 혐의가 인정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또 동물보호법 위반이 적용되더라도 형량이 낮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전남 나주경찰서는 지난달 말 60대 남성 A씨를 재물손괴 미수 등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송치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달 14일 새벽 나주반려견놀이터에 낚싯바늘이 박힌 빵을 던진 뒤 현장을 벗어난 혐의를 받는다.
놀이터 인근에 거주하는 A씨는 "놀이터에 외지인이 오가고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러웠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CCTV(폐쇄회로TV) 영상에도 A씨가 오토바이에서 내린 뒤 비닐봉지를 놀이터로 던지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경찰은 나주시로부터 동물보호법(동물학대)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의뢰를 받았다. 하지만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A씨에게는 재물손괴 미수와 업무방해 등 혐의만 적용될 전망이다.
유사 사건이 반복되고 있지만 미수의 경우 이렇다할 처벌 기준이 없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동물보호법에는 동물학대가 미수에 그칠 시 명시적 처벌 근거가 없다. 또 반려견은 현행법상 '재물'로 분류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동물학대 관련 신고는 6545건으로 2021년(5497건) 대비 19% 늘었다. 같은 기간 동물학대 등 동물보호법 위반 검거 건수도 688건에서 972건으로 42% 증가했다.
동물법 전문의 김민채 변호사는 "이번 사건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면 동물학대가 적용될 사안"이라며 "미수 처벌 조항의 부재는 입법 미비라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가 최근 3년(2022년 5월~2025년 6월) 관련 판결문 171건을 분석한 결과 동물에 고통·상해를 입힌 피고인 87명 중 16명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나머지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없다.
동물을 죽인 경우에도 징역형을 선고받은 24명 중 4명만 실형을 지냈다. 나머지 피고인 60명은 모두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중 55명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했다.
PNR에서 활동하는 최지수 변호사는 보고서를 통해 "벌금형 수준이 재물손괴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도 "아직 동물이 민법상 동물로 규정돼 있어 관련 인식을 바꾸고자 동물보호법이 입법된 것"이라며 "관련 인식 개선이 명확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2022년 5월 충남에서는 길고양이 쉼터의 사료 그릇에 차량용 부동액을 채운 20대 남성이 검거됐다. 경찰은 당시 남성에게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했다. 쉼터 인근에서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지만 부동액으로 인한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미수범 처벌 규정도 부재해서다. 같은 해 말에는 남양주에서 반려견 유기 시도 의혹을 받은 견주가 경찰 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