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검찰 상명하복 유지" 주장에…법조계 "이의제기권 강화됐다"

양윤우 기자, 정진솔 기자
2026.03.09 16:52
삽화, 검찰, 검찰로고 /사진=김현정

최근 공개된 공소청법 정부안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검찰의 상명하복 구조가 그대로 유지돼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상급자의 지시에 반대한 검사가 징계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실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정부안이 검사의 이의제기권을 인정하고 있는데다 이의 제기에 따른 불이익 금지를 명문화해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가 보완 과정을 거쳐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공소청법안에는 검사 징계 종류에 파면이 추가됐다. 상급자의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나 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또 검사와 수사관이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 활동에 관여할 경우 처벌하는 이른바 '정치관여죄'도 신설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최근 정부안과 관련,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사동일체의 검찰청법이 공소청법으로 타이틀만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사는 검사사무에 관해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른다' '부장검사는 상사의 명을 받아 그 부의 사무를 처리한다'고 규정한 공소청법 조항을 문제삼고 있다.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맞선 검사도 징계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여당 의원들 주장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조문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선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법조계는 공소청법 정부안에 현행 검찰청법에는 없는 '이의제기를 이유로 불이익한 처분이나 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를 주목한다.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더 보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일반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국가공무원법은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를 두고 있는데 현행 검찰청법과 소청법 정부안은 복종 대신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으니 일반 공무원 조직보다 상명하복 문화가 덜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의 관계에 따라 전국의 검사가 통일된 조직체로 활동하는 검찰동일체 원칙은 2004년 검찰청법이 개정되며 삭제됐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원래도 상급자 지시에 대해 이의제기할 수 있는 제도는 있었다. 이번 정부안은 이의제기권을 좀 더 실질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불이익 금지 문구를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조직이든 상급자의 정당한 지시를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징계 문제가 생길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상급자 지시에 이견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징계가 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 지시가 정당한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인지, 이의제기가 어떤 맥락에서 이뤄졌는지를 개별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날 정부안을 두고 제기되는 일부 주장에 대해 법안 취지에 대한 확대 해석이자 오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최근 국회에 제출된 '중수청법', '공소청법' 정부안은 지난 2월 민주당의 수정의견도 대폭 반영해 정부에서 집중 논의해 만든 법안"이라며 "그럼에도 내 뜻과 다르다 해 일부 조항을 확대 해석하고 오해해 반개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문제제기는 정상적인 숙의와 국민 통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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