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 살인' 신상공개 절차 잡음…국회도 제도 개선 '움직임'

최문혁 기자
2026.03.15 16:01
'강북구 모텔 약물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김소영씨(20)./사진제공=서울북부지검.

'강북구 모텔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김소영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과정에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회도 제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면적인, 조건없는 흉악범 신상공개 촉구에 관한 청원'이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다.

해당 청원은 2024년 12월1일 접수돼 하루만에 국민 5만4244명의 동의를 얻어 법사위에 회부됐다. 1년 넘게 논의가 이뤄지지 않다가 청원심사소위에 회부되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청원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명확한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흉악범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불합리하기 때문에 흉악범 신상정보의 조건없는 공개를 위해 관련 법률 개정을 요청하고 있다.

청원심사소위에 해당 청원이 회부된 건 최근 김소영의 신상정보 공개를 두고 논란이 생겨서로 풀이된다. 현행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르면 경찰이나 검찰은 심의위를 열고 △범행 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증거의 존재 유무 △공개할 공공의 이익 등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결정권을 가진 경찰과 검찰이 김소영 신상정보 공개를 두고 다른 결론을 내렸다. 앞서 경찰은 사건 송치 전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심의위)를 개최하지 않고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서울북부지검은 심의위를 거쳐 김소영 신상정보를 9일 공개했다.

이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유사한 사건이라도 어떤 수사기관에서 사건을 다루느냐에 따라 공개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라며 일원화된 기준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피의자 신상공개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미국, 일본 등 대부분 국가는 피의자 신상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무죄 추정의 원칙과 피의자 신상 공개는 별개라고 봐서다. 공개수배 역시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면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며 "만일 신상을 공개한 피의자 100명 중 1명이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국가가 그 사람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주는 것이 사회적으로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위가 일관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많은 심의 경험을 토대로 일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위원들로 심의위가 구성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상공개 절차 일원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곽 교수는 "절차를 일원화할 경우 생기는 장점도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신상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신상공개가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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