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이 부하 직원의 책상과 유니폼 등에 반복적으로 체모를 뿌린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인천 모 업체에 다니는 A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자신의 회사 자리에 무언가가 뿌려져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단순히 기분 탓이라 여기기엔 일주일에 수차례 반복됐고 급기야 유니폼 주머니 안에서 정체 모를 체모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A씨는 "유니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손가락 사이에 털이 껴있는 것을 보고 극심한 수치심을 느꼈다"며 "그 사실을 알자마자 입고 있던 옷을 버려야 했다"고 했다.
사무실 내 CCTV가 없자 A씨는 직접 책상에 홈캠을 설치했다. 녹화된 영상에는 A씨가 출근하기 10분 전 50대 임원급 B씨가 A씨 자리에 다가와 체모를 뿌리고, 마우스에 무언가를 묻히기 위해 손을 비비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A씨는 B씨가 회사 내 영향력이 큰 임원급 인사였기에 신고를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인사팀에 사건을 알렸다. 회사는 두 사람을 즉각 업무 분리시켰다. A씨가 짐을 싸서 자리를 옮기자 이를 본 B씨는 회사에 본인이 한 행동이라고 자진 신고했다.
B씨는 '왜 그랬냐'는 사장의 물음에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B씨는 자진 퇴사를 할테니 대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가 원치 않았음에도 위로금 300만원을 전달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B씨는 사내 메일을 통해 "한 번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고 A씨에게 용서를 구했다. 사과 취지의 문자도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씨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평소에 B씨가 딸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안다. 그런데 나도 아빠의 딸이다. 본인 딸이 똑같은 일을 겪었으면 과연 쉽게 용서가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만 인정해 송치했으며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경찰 수사 결과에 반발한 A씨는 재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