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장, 4자녀와 숨져...생활고에도 "기초수급자 신청 안 해"

이재윤 기자
2026.03.19 11:24
울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5명은 평소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사진=뉴시스

울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5명은 평소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울산 울주경찰서는 전날 오후 4시48분쯤 울주군에 위치한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A씨와 미성년자 4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4명은 A씨의 자녀이며, 이 가운데 첫째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이었다. 나머지 3명은 미취학 아동이었다.

현장에선 생활고와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전날 "학생이 등교하지 않는다"는 담임교사의 신고를 접수하고 울주군청과 함께 자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안방에서 숨져 있는 가족을 발견했다.

A씨 가정은 지난해부터 복지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긴급복지 지원이 이뤄졌으며, 이 기간 매월 약 211만원의 생계지원비와 50만원의 주거지원비가 지급됐다. 부모수당과 아동수당 등 월 140만원 규모의 양육 관련 지원금도 지속적으로 지급됐다. 생필품 등 물품 지원은 8차례 제공됐다.

울주군은 A씨에게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고 신청을 안내했으나,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사건 발생 전인 지난 6일에도 아동 방임 의심 신고로 경찰과 지자체가 공동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서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고, 아동의 신체나 생활 상태도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추가적인 양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이어왔으나 이번 비극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과 주변인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소셜미디어)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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