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피싱 세탁소' 차린 가족...수백억 빼돌려 호화 생활

명동에 '피싱 세탁소' 차린 가족...수백억 빼돌려 호화 생활

최문혁 기자
2026.03.19 14:13
사진은 서울 중랑경찰서가 압수한 범죄수익./사진제공=서울 중랑경찰서.
사진은 서울 중랑경찰서가 압수한 범죄수익./사진제공=서울 중랑경찰서.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미신고 가상자산 환전소를 운영하며 보이스피싱 범죄수익 수백억원을 세탁한 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9일 서울 중랑구 중랑서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내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자금세탁 조직원 등 19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특별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보이스피싱 환전책이 가져온 현금을 가상자산으로 환전해 해외 범죄조직의 전자지갑으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세탁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해외로 빼돌린 금액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금과 은 가격 상승을 노린 '귀금속 환치기'도 시도했다. 해외에서 가상자산을 송금받은 뒤 국내 전달책에 현금을 건네고, 전달책이 종로3가 귀금속 거리에서 금을 구입해 출국하는 방식이다.

검거된 자금세탁 조직원 5명은 부부 또는 친인척으로 이들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중국 국적을 보유했거나 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범죄수익으로 조직을 확장하거나 사치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는 지난 1월 "배송 물품이 마약으로 의심된다"는 신고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신고자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1차 수거책인 사실을 파악하고 같은 날 2·3차 전달책까지 연달아 검거했다.

범죄조직의 자금 순환 흐름도./사진제공=서울 중랑경찰서.
범죄조직의 자금 순환 흐름도./사진제공=서울 중랑경찰서.

이후 검거한 조직원들의 진술과 압수한 휴대전화 대화 기록,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을 분석해 환전책 B씨의 동선을 추적했고, B씨가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하면서 조직 실체가 드러났다.

수사 결과 이들은 명동 소재 오피스텔에서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체 등 4개 사업장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업장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조직원 12명을 검거했다. 또 현금 40억5000만원과 15억원 상당의 은 그레뉼, 5억원 상당의 골드바 등 총 60억원 규모의 범죄수익을 압수했다.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은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인터폴과 공조해 신속히 검거할 것"이라며 "가상자산 전자지갑 정밀 분석 등을 통해 추가 공범을 추적하고 범죄수익 환수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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