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부당합병 손배소 '국민연금-이재용' 첫 변론

오석진 기자
2026.03.20 04:00

손해 입었다" "형사판결로 이미 결론" 맞서

해외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 국민연금 측은 삼성의 불공정한 합병과 정부 압박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고 이 회장 측은 관련 형사재판에서 이미 위법성과 손해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정용신)는 19일 국민연금이 이 회장과 삼성물산,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 9명을 상대로 제기한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2024년 9월 사건이 접수된 지 1년6개월 만이다.

이날 재판부는 국민연금 측에 "합병 부분에 대한 주장은 소장에 비교적 많이 담겨 있지만 정부의 부당개입 부분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이슨 ISDS(국제투자분쟁) 중재판정문과 엘리엇 ISDS 관련 영국 하이코트 파기환송 판결문, 국정농단 사건과 뇌물사건 판결 등 관련 자료를 폭넓게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회장 측은 "원고가 주장하는 합병목적과 경과,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한 합병이었다는 점, 합병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이 있었다는 점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단순히 형사처벌 수준의 증명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원고 주장과 반대되는 사실관계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연금 측은 "이 사건 합병은 이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라며 "삼성 관계자들은 총수 일가에 유리하고 국민연금에는 불리한 합병비율이 적용되도록 여러 위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21%를 가진 최대주주였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논란이 있었던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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