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출생 순서와 친족 관계에 따라 복지 기준을 달리 정한 공공기관의 행위를 차별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16일 가족수당 지급 과정에서 출생순서를 기준으로 차등을 두고, 친조부모와 외조부모를 달리 취급한 A공사에 관련 제도 시정을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A공사 소속 직원인 진정인은 "회사가 장남·장녀와 달리 차남에게는 가족수당 지급 시 동거 요건을 적용하고 외조부모 사망 상사에 대해서는 조사 용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공사는 주민등록표상 동거 요건만으로 실제 부양관계를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어 장남·장녀가 전통적으로 가계 부양의 책임을 담당해 온 사회문화적 배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조사 용품 지급 대상을 친조부모로 한정한 데 대해서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정해진 기준으로,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다수 직원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A공사가 전제로 둔 전통적 가족 관념과 달리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 형태와 부양 구조가 다양해 부모 부양이 특정 출생순서의 자녀에게 전속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친·외조부모 모두 민법 제768조에 따른 동일한 직계혈족임에도 조사 용품 지급 대상을 친조부모로만 한정한 것은 부계 중심의 혈통 관계를 기준으로 한 차별적 처우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A공사에 △출생순서나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 수당을 지급하고 △외조부모 상사에도 동일하게 조사 용품을 지급하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