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요구권' 논의되는데…법조계 "실무상 문제, 적체 심해질 것"

정진솔 기자
2026.03.23 15:46
서울중앙지검./사진=뉴스1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중대범죄수사청법·공소청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향후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그 때까지는 여러가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소 분리를 대전제로 하는 공소청·중수청법이 지난 20일과 21일 연이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태로 이제 남은 쟁점은 보완수사권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수사로 연결될 수 있어 검찰 개혁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보완수사요구권을 부여하는 정도로 타협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선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겼을 경우 실무상 문제점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완수사요구권에 따라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미진한 부분을 발견했을 때 사건을 다시 돌려보내 수사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는 없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검찰이 요구한 내용을 경찰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혹은 빠르게 처리하지 않아도 검찰에서 강제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점이다. 경찰이 보완수사를 해도 검찰 단계에서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사건은 다시 돌려보내지는 이른바 '사건 핑퐁'이 이뤄질 수도 있다. 게다가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사건 처리에 대한 책임 주체가 모호해지기 때문에 사건 적체가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차장검사는 "통상적으로 처리되는 거의 모든 사건이 보완수사나 보완수사요구를 거친다"며 "사소한 내용이라면 검사가 직접 확인해서 처리하면 되는데 이게 안 된다면 실무적으로 번거로운 일도 생기고 사건 적체도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당사자를 직접 조사하는 게 보완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직접 얘기를 듣고 판단해서 공소제기 및 유지를 하는 게 중요한데 이를 원칙적으로 못 하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형사 사건 전문의 한 변호사는 "최근 맡은 사건 중 성범죄 범죄와 관련해 보완수사요구가 떨어졌으나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아 답답했던 사건이 있다"며 "검찰은 보완수사하라고 기록을 경찰에 넘기면 되고, 경찰은 사건 처리에만 급급할 텐데 성범죄 같은 예민한 사건에서 피해자만 답답한 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와 법무부 등은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당분간 보완수사권을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선 "보완수사가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 역시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등을 배포하며 피해자 인권 보호를 위해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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