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26일. 경북 구미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여아 사건에서 수사 기관은 친모가 숨진 아이와 또 다른 아이를 출생 직후 '바꿔치기'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에서 범행 시기와 방법, 동기 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으며 해당 혐의는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이 판결로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구미 3세 여아 사망은 끝내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사건의 시작은 2021년 2월10일이다. 구미시 한 빌라에서 당시 3세였던 A양이 사망한 것을 아래층에 살고 있던 'A양 외할머니' 석모씨(당시 48세)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함께 살던 A양 '어머니' 김모씨(당시 22세)는 몇 달 전 아이만 집에 남겨둔 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같은 해 2월19일 김씨를 살인과 아동복지법, 아동수당법, 영유아보호법 위반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전 남편과 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하게 되면서 딸을 혼자 키우고 있었다. 그러다 2020년 8월 다른 남성을 만나 또 다른 출산을 앞두고 있던 김씨는 살던 집에 A양만 남겨두고 그대로 떠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건은 친모의 아동 학대와 방치로 발생한 비극 정도로 여겨졌다. 그런데 경찰이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김씨와 A양 유전자 일부가 일치했지만 친자 관계는 아니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경찰은 A양 주변 사람들로 검사 대상을 확대했고 그 결과 친모가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씨로 드러났다. 사망한 A양은 애초 친모로 알려진 김씨와 이부자매 관계였던 셈이다.
친모가 바뀌면서 경찰은 석씨를 구속해 심문을 진행했다. 하지만 석씨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제 딸(김씨)이 낳은 딸이 맞다"고 주장했다. 유전자 검사가 잘못됐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에 경찰은 다방면으로 수사를 벌였고 A양 사체를 은닉하려 한 혐의와 함께 아이를 바꿔치기한 정황을 발견했다.
산부인과 기록에 따르면 A양 혈액형은 A형이다. 그런데 이는 애초 친모로 알려진 김씨와 그의 전남편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었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석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A양)를 딸 김씨가 낳은 아이와 산부인과에서 혈액형 검사를 하기 전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A양을 친딸로 알고 키워온 김씨는 살인과 아동복지법·아동수당법·영유아보호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김씨와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김씨가 상고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확정됐다.
석씨는 미성년자약취(이른바 아이 바꿔치기)와 사체은닉미수 등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대법원은 약취죄를 가리기 위해 석씨 범행동기에 대해 충분한 심리가 필요하다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검찰이 제시한 2018년 1~3월쯤 석씨 몸이 불어 평소보다 큰 치수 옷을 입고 다녔다는 증언과 석씨가 회사 PC로 '출산 준비' '셀프 출산' 등을 검색한 점 등만으로는 석씨가 출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결국 다시 열린 재판에서 석씨의 미성년자약취는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재차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을 석씨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고 결국 누가, 언제, 어떻게, 왜 아이들을 바꿔치기했는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