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항거래 의혹' 일타강사 조정식측, 혐의 부인 "정당한 대가"

오석진 기자
2026.04.03 13:57
조정식 영어강사/사진=김창현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문항을 부정거래 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영어 '일타강사' 조정식씨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정당한 거래였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박강균)은 3일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배임 교사 등 혐의를 받는 조씨 등에 대해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조씨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조씨 측은 "시장 가격대로 거래가 이뤄졌고, 청탁금지법상 사적 거래로 정당한 거래에 해당한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함께 기소된 A씨와 B씨 등도 사적 거래였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청탁금지법에서 명시한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 등'에 대한 해석이 핵심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권원은 어떤 행위를 정당화하는 원인을 말한다.

재판부는 "해당 법률이 사적거래를 전부 틀어막는 건 아닐 것"이라며 "거래에 의한 금품 수수는 예외로 인정될 것"이라며 검찰의 기소 요지를 명확히 해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결국은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를 어떻게 봐야 할지의 문제"라며 "일정 범위 내에서 정당한 권원에 대한 수수는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것인데, 그 범위를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해 숙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에 의견을 밝히고 가능한 한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 입법 과정, 해외 입법례 등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재판부는 "소위 말하는 '사설학원 카르텔'이라고 하는 사건에서 기소가 안 된 사건의 처분 이유가 '사적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검찰 측과 피고인 측이 입장을 밝혀 심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2020년 12월 자신의 강의용 교재를 제작하는 업체 소속 A씨에게 수업에 사용할 영어 문항을 현직 교사에게 받아줄 것을 지시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A씨는 전·현직 교사 2명에게 영어 문항을 제작해 주는 대가로 총 67회에 걸쳐 8351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에게는 2021년 1월 A씨에게 "수능 특강 교재 파일이 시중에 안 풀렸는데 현직 교사 B씨를 통해 미리 받아달라"는 취지로 제안한 혐의(업무상 배임 교사)도 적용됐다. 이에 B씨는 출판 전이던 '2022학년도 수능 특강 영어독해 연습' 교재 파일을 조씨와 A씨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현우진씨의 재판은 오는 24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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