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약물 고글 낀 시민들 "핑핑 돌아요"…벚꽃길에서 비틀비틀

음주·약물 고글 낀 시민들 "핑핑 돌아요"…벚꽃길에서 비틀비틀

이현수 기자
2026.04.03 16:21

서부서, 3~4일 범죄예방 캠페인 '주민과 함께하는 서부경찰서' 진행

3일 낮 서울 은평구 불광천 벚꽃축제에서 한 시민이 가상 약물운전 고글 체험을 하는 모습. 이날 경찰은 '주민과 함께하는 서부경찰서' 캠페인을 진행했다./사진=이현수 기자.
3일 낮 서울 은평구 불광천 벚꽃축제에서 한 시민이 가상 약물운전 고글 체험을 하는 모습. 이날 경찰은 '주민과 함께하는 서부경찰서' 캠페인을 진행했다./사진=이현수 기자.

"하나도 안 보이는데요? 이 상태로 운전을 한다는 거죠?"

3일 낮 서울 은평구 불광천. 한 시민이 '가상 음주운전 고글'을 쓴 채 걸어보려고 발을 내디뎠다. 바닥에 표시된 선을 따라 걸으려 애썼지만 몇걸음 가지 못해 비틀거렸다. 체험에 참여한 진관동 주민 윤국주씨(81)는 "생각보다 더 어지럽다"며 "음주운전은 절대 하면 안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불광천 일대는 '체험형 치안 홍보 현장'이 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불광천 벚꽃축제를 맞아 3~4일 범죄예방 캠페인 '주민과 함께하는 서부경찰서'를 진행한다. 시민들은 음주·약물운전 고글을 직접 착용하고, 마약류 간이진단키트 사용법을 익히는 등 범죄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특히 전날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약물운전 처벌이 강화된 만큼 '약물 체험 고글'도 마련됐다. 마약류 간이진단키트 사용법 안내도 이뤄졌다. 음료수나 술에 마약이 들어있으면 키트 색상이 녹색 계열로 변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물뽕(GHB)'이나 케타민 등 마약 종류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키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경찰관의 설명에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키트를 챙겨갔다.

응암동 주민 장사라씨(35)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요즘 마약 사건이 많아졌다고 느꼈다"며 "친숙하게 범죄 예방법을 알려주셔서 유익했고, 키트도 사용하기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리 지문 등록할래요"…어린이는 '실종 예방 등록'
3일 박경준군(7)이 실종 예방을 위해 지문 사전등록을 하는 모습./사진=이현수 기자.
3일 박경준군(7)이 실종 예방을 위해 지문 사전등록을 하는 모습./사진=이현수 기자.

현장 한편에선 어린이들을 위한 '실종 예방 사전등록'도 진행됐다. 보호자가 18세 미만 아동이나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 환자의 지문과 사진을 경찰 시스템에 미리 등록해두면, 실종 시 신원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제도다.

이날은 부스가 열린 지 1시간 만에 박경준군(7)을 포함한 어린이 3명이 등록을 마쳤다. 박군의 어머니 서희정씨(34)는 "미아 방지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지만 늘 불안감이 있다"며 "미리 지문 등록을 해놓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불광천 벚꽃축제는 매년 약 10만명씩 찾는 은평구 대표 행사다. 경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시민들과 접점을 넓히는 '현장형 예방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주민과 함께하는 서부경찰서' 캠페인은 3~4일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된다. △어린이 경찰복(미취학 아동용) 입기 체험 △마약류 간이진단키트 체험 △실종 예방 사전 지문 등록 △신종범죄 퀴즈 돌림판 △우리동네 범죄·무질서 안심 스티커 붙이기 등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3일 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시민들에게 마약류 간이진단키트 사용법을 설명하는 모습./사진=이현수 기자.
3일 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시민들에게 마약류 간이진단키트 사용법을 설명하는 모습./사진=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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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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