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선거 당시 후보들의 기후 관련 공약을 등급으로 나눠 공개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창원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창원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원심의 유죄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벌금형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창원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후보자들의 기후 관련 공약을 비교 분석했다. 이들은 창원 지역 출마 후보자 11명의 공약을 분석한 뒤 항목별로 -1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부여하고 총점을 산정했다. 이후 총점을 기준으로 후보자들을 '최우수·우수·보통·미흡·낙제' 등 5개 등급으로 나눈 뒤, 선거를 이틀 앞둔 시점에 기자회견을 열고 결과를 발표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검찰은 이를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서열화'에 해당한다고 보고 기소했다. 관련 조항에서는 단체가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을 비교평가할 수는 있지만 점수나 순위, 등급 등을 통해 후보자 간 우열을 나누는 방식의 공표는 금지하고 있다.
1심 법원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벌금 70만~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열화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순서대로 늘어서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며 "반드시 1등, 2등처럼 개별 순위를 명시해야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우수, 우수 등과 같은 등급 분류 역시 유권자에게 후보자 간 우열을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순위 나열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고 했다.
항소심도 이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이어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후보자 공약을 평가해 점수를 부여한 뒤 등급을 정해 공표한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서열화에 해당한다고 원심의 결론을 인정했다. 아울러 원심 판단에 대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고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도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단순한 정책에 대한 비교·분석을 넘어 점수나 순위를 명시하지 않더라도 등급을 통해 우열을 드러내는 방식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공직선거법에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