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문제를 이유로 오랜 지인을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0대)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9일 오후 부산 북구 주거지 앞에서 B(50대)씨 머리를 담벼락에 부딪히게 하고 넘어진 그의 얼굴과 신체에 발길질하는 등 방법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2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최근 함께 술을 마시다가 쌓인 술값을 두고 다툼이 벌인 게 화근이었다. 그동안 둘은 여러 차례 가진 술자리를 가졌고, 줄곧 B씨가 카드 결제를 해왔다. 그동안 술값은 128만원에 달했다.
B씨는 A씨에게 절반을 요구했지만 그는 "형편이 좋지 않으니 40만원만 갚겠다"고 답했고 이내 시비가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후 B씨는 A씨 자전거 바퀴 바람을 몰래 빼놓거나 그의 생일에 "생일이고 자시고 돈이나 갚아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불만이 쌓여 가는 중 A씨는 자신의 집 현관문 자물쇠에 강력 접착제를 바르고 있는 B씨를 보고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범행 후 B씨에 대한 구호 조처 없이 현장을 떠났다. 119 신고도 하지 않았다.
법정에서 A씨 측은 "때린 것은 맞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과거 B씨가 교통사고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을 A씨가 알고 있었던 점, A씨가 별다른 반응을 하지 못하는 B씨에게 폭행을 반복해서 가했던 점, B씨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사망 가능성을 예견했다고 판단해 A씨 측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보상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는 사망 과정에서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A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지는 않았고 피해자와 갈등을 겪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