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최근 5년간 입원 환자 변사 사건이 5건 발생한 울산 반구대병원의 병원장과 행정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숙진 인권위 상임위원(장애인차별시정위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인권위 브리핑실에서 '반구대병원 입원환자 폭행 사망 관련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상임위원은 "환자들의 사망이 안전보호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병원장과 행정원장의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13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에서는 2022년과 2024년에 환자 간 폭행으로 각각 1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2023년과 2025년에 2명의 환자가 외상성 뇌출혈을 비롯한 상세 불명의 심장정지로 사망했다. 여기에 2022년 1명이 자살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며 최근 5년간 5명이 병원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권위는 2024년 10월 전국 20개 의료기관에 대한 방문조사 과정에서 해당 병원을 점거했고, 같은 해 11월26일 울산 반구대병원을 방문해 병동 중간 문·병실 문 잠금장치 설치, 위생 소홀 등의 정황을 확인했다.
뒤이어 직권조사를 위해 지난해 1월 해당 병원을 찾았지만 행정원장과 당시 행정부장이 개인정보보호 등을 이유로 조사를 거부했다. 행정원장 등은 인권침해가 의심되는 사안에 대한 진술서와 익명 처리된 사건 자료 제출 요구에도 불응했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병원 관계자들에 총 1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후 인권위는 참고인 조사로 폭행 사망사건을 인지하고 지난 2월 보건복지부·울산광역시·울주군보건소와 함께 합동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해당 병원은 2024년 3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병원 외진을 위한 일시 격리 해제를 제외하고 지적장애 환자를 약 2283시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약 2평 규모의 보호실에 격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망사건이 발생한 병동 내 1명의 간호사만이 야간(오후 8시~다음날 오전 8시)에 근무했으며 해당 체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폭행 사건 발생 당시 병실과 공용공간에는 의료 종사자가 한명도 없었다.
아울러 병원은 질병사한 2명의 환자에 대해서도 응급 이송한 병원에서 진단한 사망원인 '외상성 뇌출혈'과 '상세불명의 심장정지'를 '뇌출혈'과 '갑상선질환'으로 바꾸고 환자안전사고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해당 병원의 입원 환자 다수가 스스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중증 발달장애인이라는 점에서 사안이 중대하다"며 "병원에 부당노동행위를 비롯한 환자 보호조치 개선을 권고했음에도 폐쇄적 형태 운영을 지속한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후 해당 병원의 폐업을 가정했을 때 환자의 전환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관한 후속 과제가 예상된다"며 "인권적 측면에서의 복합적인 사후 대책 확보가 필요해 당국에 지속적으로 요청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