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9일만에 대면' 尹, 김건희 보며 미소...김 여사는 尹에 시선 안 줘

오석진 기자, 이혜수 기자
2026.04.14 15:49

(종합)尹, 김건희 입정부터 쭉 응시…김건희에 미소 지으며 고개 끄덕여
김건희, 특검팀 질문에 전부 증언거부…다음달 12일 尹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구형, 선고는 6월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가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지난해 6월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9일만에 법정에서 만났다. 재판 내내 윤 전 대통령의 시선은 증인석에 앉은 김 여사에게 고정됐다. 미소를 띠고 김 여사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이 앉은 피고인석 쪽으로는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김 여사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남색 정장 차림의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들어오기 전부터 두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다. 마스크를 쓴 김 여사는 교도관에게 붙들려 법정으로 들어섰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입정할 때부터 선서할 때까지 눈을 떼지 않았다. 입을 쑥 내밀며 기특하다는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팀 질문이 시작되자 김 여사는 마스크를 벗었다. 특검팀이 "윤석열의 배우자인가"라고 묻자 김 여사는 "네, 맞다"고 답했다. 이후 김 여사는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된 모든 질문에 쉰 목소리로 "증언을 거부하겠습니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미래한국연구소 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텔레그램으로 전송받은 윤 전 대통령이 '체리따봉' 이모티콘으로 답했다며 김 여사에게 "남편이 해당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있냐"라고 물었다. 김 여사는 증언을 거부했다.

이에 특검팀은 김 여사와 명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화면에 띄웠고, 김 여사는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김 여사의 시선이 윤 전 대통령이 앉은 피고인석을 지나 화면으로 향할 때마다 윤 전 대통령은 미소를 지었다.

화면에는 명씨가 보내온 자녀 사진에 김 여사가 예쁘다고 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화내용에 따르면 명씨는 "꼭 총장님 당선될 것"이라고 했고, 김 여사는 "꼭 만들어주세요"라고 답했다. 이 때 윤 전 대통령은 의자에서 등을 떼고 김 여사쪽으로 몸을 틀어서 김 여사를 바라봤다. 특검팀이 김 여사와 명씨의 음성 통화 내용을 틀었을 때는 윤 전 대통령 얼굴에 잠시 웃음기가 사라졌다.

증인신문이 끝나자 윤 전 대통령은 입을 다문 채 환한 미소를 짓고 김 여사를 다시 쳐다봤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교도관에 붙들린 채 퇴정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2일 결심공판을 진행하고 오는 6월 중 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3월 법원이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며 풀려났다. 그러나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의해 같은해 7월10일 재구속됐다. 이날 이후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은 떨어져 지내왔다. 김 여사는 같은해 8월 김건희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며 구속됐다.

두 사람은 구치소도 달랐다. 통상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은 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경기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가게 된다. 윤 전 대통령은 경기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됐지만, 김 여사는 김건희 특검팀 요청으로 서울 구로구에 있는 남부구치소로 이동했다.

당시 김 여사는 구속 직후 이뤄진 특검 조사 쉬는 시간에 변호인단에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각자의 재판으로 같은 날 법원에 동시에 출석한 적은 있지만, 교정 당국이 동선을 분리하면서 마주치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6월~2022년 3월 김 여사와 공모해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같은 공소사실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인 김 여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김건희 특검팀의 증인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변호인단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거라며 반대 의사를 보였지만, 재판부는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질문할 기회는 줘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