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력 남자 먼저 승진은 성차별"…인권위 판단 뒤집은 법원

이혜수 기자
2026.04.19 09:29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군 복무 경력을 인정해 승진 기회를 달리한 인사 제도가 성별에 따른 차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최근 A씨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를 상대로 낸 진정신청 기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권위가 A씨 진정에 대해 기각한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A씨는 사단법인에 공개채용으로 입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다. 사단법인은 인사관리 및 보수관리 규정에 대학 졸업자 및 동등학력 소지자에 대해 6급 10호봉의 초임호봉을 책정하는 반면, 군 복무 경력이 2년인 제대군인의 경우 2호봉을 가산해 5급 12호봉으로 시작하도록 정했다.

이에 대해 A씨는 2024년 10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A씨는 신규직원 호봉 산정 시 오직 군 경력 기간만을 인정함에 따라 여성 근로자가 남성 근로자와 같은 기간 동일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임금과 승진 상 불이익을 받게 되므로 이는 성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지난해 2월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차별로 보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이에 A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군 경력 인정으로 입사 직급까지 달라지는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인사 규정상 6급 직원이 5급으로 승진하는 데 2년이 소요돼 군 경력을 인정받는 신입사원이 승진 기회를 2년 먼저 확보하기 때문이다.

다만 군 복무 경력을 인정해 호봉을 높게 책정하는 건 부당한 차별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제대군인법에 따라 군 복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주는 측면이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인권위가 '2025년 신입부터 입사 직급을 5급으로 통일하도록 규정을 개정해 소송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존 입사자들에게는 이전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제대군인법은 군 경력을 근무 경력에 포함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승진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자가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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