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변호사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백현동 개발비리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임 시절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배제하고 민간업자에게 시공권을 줘 공사에 2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줬다는 의혹을 말한다.
임 변호사는 2023년 6월 백현동 민간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서 백현동 개발 비리와 관련된 검찰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1억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임 변호사가 정 회장의 구속을 막아주겠다며 수임료로 10억원을 요구했고 착수금으로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봤다. 임 변호사는 검찰의 요직인 서울고검장 등을 지냈다.
1심 법원은 임 변호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억원을 추징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사건 쟁점이 되는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상황이 존재한다"며 "이외에 증거가 될 만한 객관적인 사실을 추가로 발견하기 어렵다"고 보고 1심 판결과 달리 무죄 판결을 내렸다.
1심에선 법조브로커 이 모 전 KH부동디벨롭먼트 회장의 진술을 유죄 증거로 인정했으나 2심은 진술과 배치되는 상황이 존재하는 등 신빙성이 없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진술대로라면 거액의 대가를 주고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직접 만나 청탁했는지 등은 초미의 관심사이고 이에 대한 대화의 기억은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해당 진술은 주요 부분이 번복되거나 구체적이지 않다"며 해당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했다.
검찰 측은 변호사 수임료로 10억원을 계약한 것은 과도하다며 청탁의 대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의뢰인은 10여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선임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이 28억원을 초과한다"며 "성공보수를 약정하고 착수금으로 1억원을 받은 것에 대해 정상적 변론 활동의 대가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변호사 수임료와 관련해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지 않은 점과 변호인 선임서를 제출하지 않고 변론 활동을 한 점 등도 사건의 유무죄에 영향을 미칠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변호사의 적법한 직무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할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